등록 : 2008.07.31 18:53
수정 : 2008.07.31 18:53
|
발레리노 김용걸(35)(왼쪽) 굴착기의 ‘달인’ 이정달(41·볼보건설기계·오른쪽)
|
하이서울페스티벌 ‘몬스터 발레’
거대한 굴착기가 무대 위로 들어와 무용수들과 어울리는 독특한 발레 공연이 선보인다. 세계적 발레단인 파리 오페라 발레단에서 솔리스트로 활동하는 발레리노 김용걸(35)씨가 안무하고 굴착기의 ‘달인’ 이정달(41·볼보건설기계)씨가 참여하는 <몬스터 발레>다. 하이서울페스티벌 여름축제의 하나로 9일부터 12일까지 서울 마포대교 남단 여의지구 강변 무대에서 공연한다.
이번 무대에선 14~29톤 굴착기 4대와 발레 무용수 9명, 아크로바틱 무용수 1명이 한 무대에서 춤추며 한강이 기계로 개발되고 파괴되었다가 새로 태어나는 과정을 20분 동안 표현한다. 기계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기계에 죽임을 당한 소녀가 ‘미의 여신’으로 환생해 무자비한 기계들 앞에서 슬픈 춤을 추자 기계에도 심장이 생기며 감동할 수 있는 존재가 된다는 줄거리다. 하이서울페스티벌 여름축제 예술감독인 오스트레일리아 연출가 로저 린드가 아이디어를 냈다.
김용걸씨는 “처음에는 주저했지만 파리에서 8년간 보고 배우고 느낀 것을 담아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며 “기계화된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아름다움이라는 사실을 서울시민에게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몬스터 발레>는 김용걸씨 못잖게 국내 1호 ‘굴착기 시연가’인 이정달씨가 관심을 모은다. 이씨는 굴착기 삽에 바늘을 달아 메추리알에 구멍을 뚫고 요리를 할 정도로 굴착기를 세밀하게 조종한다. 이씨는 “굴착기는 겉으로 보기에 매우 위협적일 수 있지만 직접 다뤄 보면 매우 섬세한 기계”라며 “두 프로(김용걸과 이정달)가 함께 하면 좋은 작품이 나올 것 같다. 축제를 즐겨달라”고 기대감을 밝혔다.
정상영 기자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