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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11.14 18:23 수정 : 2008.11.14 18:23

백건우(62·사진)

백건우씨, 30일 ‘아기예수…’ 전곡연주 위해 방한

“이번에 연주할 거장 메시앙의 곡은 내용이 굉장히 화려하고 여러 피아노 테크닉을 사용하지만, 그것만을 목적으로 지은 곡은 아닌 듯 해요. 그는 음악을 통해 진정한 종교적 체험을 할 수 있는 곡을 쓴 것 같습니다. 연주자가 그것을 표현해주기를 바랐을 것이고, 청중들도 그것을 기대하며 찾아 오겠죠.”

프랑스에서 활동중인 피아니스트 백건우(62·사진)씨가 프랑스의 현대음악 작곡가 올리비에 메시앙(1908~1992)의 탄생 100돌 기념 연주회를 위해 고국을 방문했다. 그는 3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메시앙의 대표적 난곡인 <아기 예수를 바라보는 20개의 시선> 전곡을 연주한다. 1996년 9월 명동성당 연주회에서 이 곡을 처음 한국에 소개한 뒤 12년 만이다.

그는 14일 오전 부인 윤정희씨와 함께 연 기자간담회에서 “연주할 때 청중들이 이 곡만큼은 종교적인 체험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도 “20대 뉴욕 유학 시절 메시앙의 부인이 연주한 이 곡을 처음 접하면서 다른 피아노 곡에서 느낄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걸 알았다”고 털어놓았다.

<아기 예수를 …>은 첫곡 ‘하나님 아버지의 눈길’부터 마지막곡에 이르기까지 종교적 색채가 풍부한 20곡으로 이뤄져 있다. 메시앙 작품의 특징인 변화무쌍한 리듬과 찬란한 화성, 소용돌이치는 음의 진행 등이 도드라져 메시앙 피아노곡 가운데 그만의 음악적 언어가 가장 풍부하게 담긴 걸작이다.

백씨는 20여년 전 처음 이곡을 연주했고, 12년 전 프랑스 파리와 서울 명동성당에서 두번째 도전을 했다. 올해 메시앙 탄생 100주년을 맞아 세번째 도전에 나서는 셈이다. 이미 슬로베니아와 프랑스 연주회는 마쳤고, 서울과 로마 등의 연주를 앞두고 있다.

“곡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워낙 규모가 커서 도대체 이런 것을 어떻게 인간이 구상했을까?, 우리가 그것을 느끼는 것이 가능한가? 의문스러웠어요. 인간의 규모에서 본 세계가 아니라 하느님이 본 세계를 그렸기 때문에 훨씬 더 광대하다고나 할까요?”

그는 “이 곡에서 사람의 세계와 신과의 거리감을, 이를테면 사랑이라 해도 우리 개개인의 사랑이 아니라, 온 세계를 껴안을 수 있는 사랑 같은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청중들이 느껴야 할 감상포인트는 무엇일까? 백씨는 이렇게 일러주었다. “이 곡을 듣다보면, 특별한 종교적 배경이 없어도 성모 마리아상이라든지, 아기 예수의 자는 모습 같은 신과 연관된 사랑의 주제, 별과 자연 등을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크레디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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