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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마당극제’ 새달 2~7일
이주노동자·통일 등 소재8개 놀이패 해학 한마당 옛부터 광대들은 지배 계급의 가식을 해학과 익살로 꼬집으며 서민들의 한과 눈물을 신명으로 어루만져 왔다. ‘전국구’로 노는 우리 광대들이 마당극 35돌을 맞아 서울 남산에서 해학과 풍자의 놀이판을 벌인다. 다음달 2~7일 국립극장 케이비(KB)청소년하늘극장에서 펼쳐지는 ‘제6회 서울우수마당극제 2008’은 내로라하는 8개 놀이패들이 갈고닦은 명품 마당극을 선보이는 드문 자리다. 우리 사회가 외면하고 있는 외국인 이주노동자, 통일, 환경 파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 등 민감한 문제들을 소재로 삼은 점이 눈길을 끈다. 개막작은 서울과 영국에 사무실을 둔 문화마을 들소리의 타악공연 <월드비트 비나리>(총연출 문갑현·12월2일 저녁 8시)다. 25년 역사의 이 공연단이 전통음악 ‘비나리’를 현대화한 작품으로, 열정적인 타악 연주와 판소리를 바탕으로 한 보컬의 호소력 있는 멜로디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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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라하는 전국 놀이패들이 해학과 풍자의 마당을 펼친다. 위쪽부터 들소리의 <월드비트 비나리>, 신명의 <술래소리>, 우금치의 <우금치와 함께하는 우리 신화>, 갯돌의 <남도천지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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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극의 풀뿌리화에 성공한 지방 극단의 작품들도 여럿 선보인다. 문화 예술과 삶의 밀착화, 삶터와의 토착화를 추구한 마당극 35년의 성과를 보여주는 작품들이다. 특히 폐막작인 전남 목포 극단 갯돌의 <남도천지밥>(연출 손재오·7일 오후 6시)은 전라도 특유의 몸짓, 재담, 소리를 통해 농촌 공동체 문화를 그려낸다. 한해 농사일과 전래 민담 흥부와 놀부, 에프티에이 반대 투쟁 등이 춤판으로 형상화되고 모심과 나눔, 생명의 가치는 흥겨운 잡색놀음으로 펼쳐진다. 광주 놀이패 신명의 <술래소리>(연출 박강의·3일 저녁 8시)는 임진왜란 때 왜군들의 눈을 속이려고 만들었다는 강강술래 놀이를 차용해 근현대 민중사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일제 지배와 해방, 광주항쟁을 지나 6월 항쟁, 노동자 대투쟁, 6·15 공동선언에 이르는 숨가쁜 우리 근현대사의 여정은 ‘뀌자 뀌자 통일의 실을 뀌자’는 통일 기원 강강술래로 끝을 맺는다. 충북 청주 예술공장 두레의 <귀향>(연출 유순웅·6일 오후 4시)은 동족상잔의 비극 한가운데 있었던 아버지와 딸, 그들의 이별과 그리움을 통해 통일의 염원을 충청도 특유의 끈끈하고 질박한 춤으로 담아냈다. 부산의 노동연극 전문집단인 노동문화예술단 일터의 <달밤 블루스>(연출 김기영·6일 저녁 7시)는 지하철이 지나가는 하천변 작은 포장마차를 배경으로 환경미화원, 과일집 아줌마, 베트남 참전 군인, 건달 등 우리 주변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노래와 춤으로 극화한 한국판 뮤지컬이다. 공연 일정과 프로그램은 서울우수마당극제집행위원회 홈페이지(www.mtfs.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수능시험을 치른 학생은 관람료를 50% 깎아준다. (02)756-0530.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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