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12.26 17:27
수정 : 2008.12.2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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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이 된 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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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그립스극장(예술감독 폴커 루드비히)이 가족극 <공룡이 된 빌리>를 29일부터 31일까지 서울 대학로 학전그린소극장 무대에서 국내 첫선을 보인다.
폴커 루드비히가 이끄는 그립스극장은 사회성 짙은 연극을 주로 올려온 독일의 대표적인 예술단체이다. 극단 학전 대표 김민기씨가 번안한 록뮤지컬 <지하철 1호선>(원작 리니에 아인스)을 비롯해 아동·가족극 <우리는 친구다>, <고추장 떡볶이>, <슈퍼맨처럼!> 등의 원작을 만든 극단이다. 이번 공연도 극단 학전의 <지하철 1호선> 4000회를 축하하기 위해 마련한 특별무대이다.
2006년 5월 독일에서 초연한 <공룡이 된 빌리>(원작 플리머 빌리)는 티비에 중독된 빌리를 주인공으로 가상과 현실을 혼동하는 아이의 성장기를 다룬 아동극이다. 공룡영화에 빠진 빌리는 이따금 자신이 공룡이라고 믿는다. 참다못한 엄마가 티비를 치워버리자 빌리는 공룡 영화를 다시 보려고 온갖 속임수를 쓰고 사고를 일으킨다. 급기야 학교마저 빠지고 쇼핑센터에서 티비를 보고 있자 어른들이 빌리를 구하려고 대책을 마련한다. 6살 이상 모든 가족들이 볼 만한 리얼리티 아동극이다.
그립스 극장의 대표 배우인 토마스 아렌스가 대본을 썼고 영어로 공연되며 한글자막을 제공한다. 옌스 노이만이 연출하고 토마스 홀름이 작곡한 음악을 마틴 폰파라가 퍼커션과 키보드, 실로폰 연주로 들려준다. 작가 토마스 아렌스와 클라우디아 발코가 출연해 빌리와 빌리의 엄마 베르그만, 옆집 아이 사비나 테식과 그의 부모, 남자 간호사 등 1인 3~4역을 맡는다. (02)763-8233. 글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그립스 극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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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그립스극장(GRIPS Theater Berlin)은 1966년 서베를린에서 ‘아동극을 위한 라이히스카바레’로 창단된 뒤 1969년 아동극 <슈토커 록과 밀리 필리>를 시작으로 아동, 청소년 교육극과 사회성 짙은 연극을 발표해왔다. 1972년부터 그립스극장으로 이름을 바꾸고 어린이 주변의 사회 현실을 냉정하게 보여주는 소재들-환경, 노인, 장애인, 교육 문제 등-로 작품을 만들었다. ‘그립스’는 ‘빠른 이해력’과 ‘깨어있는 지각’을 이르는 북부 독일어로 ‘위트 있는 이성’, ‘재미있고 즐길 수 있는 생각의 방식’을 뜻하기도 한다.
이러한 그립스극장의 연극이념은 60년대 말 출발 당시의 68 학생운동과 무관하지 않아 월남전 반대, 서구 자본주의 반대, 서독 사회의 권위주의 타파 등의 활동을 펼쳤다. 70년대 우익 정당들의 심한 비판과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으나 곤경을 극복하고 1980년부터는 성인들을 위한 연극도 제작하기 시작했다. 주로 대표이자 예술감독인 폴커 루드비히가 34년 동안 대본과 노래말을 써왔다.
현재 그립스극장은 베를린 앙상블, 샤우뷔네와 함께 독일 정부로부터 막대한 지원을 받는 3개 연극 단체의 하나이다. 수많은 독일 학교들에서 그립스의 작품을 가지고 공연을 할 정도로 대중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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