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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70년대에 인기를 누린 그룹사운드들. 왼쪽부터 히파이브, 히식스 / 토탈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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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70년대 밴드 인터뷰 영상 생생
엘피·계보도·대회 트로피도 선봬
‘괴짜들…’ 전시회
지난 13일, 서울 평창동 토탈미술관 전시장 중앙에선 청바지와 티셔츠를 입고 두건을 쓴 한 노인이 열정적으로 기타 연주를 하고 있었다. 1960년대부터 김치스와 피닉스라는 록 밴드를 이끌었던 심형섭씨. 젊은 세대에겐 생소한 이름이지만, 그는 한국 록의 역사에 큰 이름을 남긴 존재다. 지난해 개봉했던 영화 <고고 70>에서 ‘사이키델릭 대왕’이라 소개됐던 ‘휘닉스’가 바로 피닉스를 모델로 삼은 밴드이다. <고고 70>에 등장했던 데블스나 피닉스, 템퍼스 등은 1970년대를 화려하게 수놓으며 당대 젊은이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었던 록 밴드, 그 당시 용어로 그룹사운드들이었다.
한국전쟁 이후 미8군 무대를 중심으로 시작된 그룹사운드 문화는 1970년대 각종 클럽들을 중심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하였다. 하지만 이후 박정희 정권의 가요 정화운동과 대마초 파동을 겪으며 기세는 급격하게 위축되었다. 토탈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괴짜들: 군웅할거 한국 그룹사운드 1960~1980’ 전시회는 당사자들의 입을 통해 그룹사운드 흥망의 역사를 기록한 프로젝트이다.
‘괴짜들 전시회’는 책임기획을 맡은 이기일씨의 궁금증에서 시작되었다. 1970년대 그 많았던 그룹사운드의 멤버들은 지금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었다. 그래서 이씨는 당시 활동했던 밴드 멤버들을 수소문해 연락하고 직접 인터뷰 작업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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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스. 맨 오른쪽은 66년 미 8군 무대의 공연 장면. / 토탈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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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 있는 작업인 만큼 아쉬움도 있었다. “한때 최고의 위치에 있던 분들인데 가요 정화운동과 대마초 파동을 겪고, 또 80년대 디스코 음악과 함께 디제이들이 생겨나면서 자신들의 자리가 없어진 거잖아요. 그 과정에서 상처를 받으신 분들이 많은 것 같더라구요. 이민 가신 분들도 많구요.” 그런 이유로 인터뷰 자체를 거절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이씨는 서울 전시회뿐 아니라 전국을 돌며 여러 도시에서 전시회를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또 이번 전시회에 올리지 못한 다른 노장 뮤지션들과의 인터뷰도 계속할 예정이다. 전시 개막일이었던 13일에는 김홍탁, 심형섭, 김선, 박광수 등의 특별공연이 열렸으며, 반응이 좋아 다시 한 번 공연을 기획 중이라고 한다. 전시회는 2월15일까지 열린다. (02)379-7037. 김학선 객원기자 studiocarr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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