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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2.03 18:27 수정 : 2009.02.03 19:17

순례자

홍신자 대형 춤판 ‘순례자’ 눈길
신은경 창작 발레 ‘영혼의 송가’
옴니버스 영상 ‘육식주의자들’도 관심

2월 들어 한꺼번에 춤 무대가 쏟아지고 있다.

늦겨울 춤 공연 바람은 이례적이다. 무용의 제철은 아무래도 가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가을엔 서울국제공연예술제와 서울국제무용제 등 굵직한 무용축제가 겹친 탓에 상당수 무용가들이 지난 석 달간 숨고르기를 하다 새해 들어 발표 기회를 잡고 있다.

그 첫머리에 동양 전통에 뿌리를 둔 서양 전위 무용을 추구해 온 홍신자(69)씨가 있다. 웃는돌 무용단 예술감독인 홍씨는 대형 작품 <순례자>를 6~8일 서울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무대에 올린다. 작품 원작인 <순례>는 1997년 세계연극제에서 초연돼 ‘표현주의적 요소가 가미된 미래지향적 작품’이란 평가를 받았던 수작. 그 뒤로 10년 동안 15개국에서 공연해 온 45분짜리 원작을 70분짜리 대형 작품으로 만들었다. “어디에서 어떤 모습으로 태어나 살아가든 우리 삶 자체가 순례이며, 우리는 영적 깨달음을 찾아 다니는 순례자들”이라는 철학적인 메시지를 원시적이면서도 세련된 이미지로 담아낸다. 패션 디자이너 이상봉씨가 의상을 준비했다. (02)588-6411.

베토벤의 음악이 발레와 만난다면? 창작발레에 매달려 온 안무가 신은경(이화여대 무용과 교수)씨가 신작 <영혼의 송가-심포니9>(18일 서울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로 순수·대중 예술의 조화를 꾀했다. 베토벤의 걸작 <교향곡 9번 ‘합창’>의 선율을 발레로 해석해 불멸의 음악가가 ‘인류가 함께 실현시켜야 할 평화’를 추구했던 신념을 몸짓으로 보여준다. ‘베토벤의 장례식’ ‘신의 숨결’ 등 혼란스러움에서 환희의 세계로 변주되는 다양한 움직임을 선보인다. 신은경 발레앙상블 단원 30여 명과 이해준, 류석훈 등 현대무용가들이 참여한다. (02)2263-4680.

괴짜섬 / 육식주의자들
안무가 장은정씨는 그동안 선보여 온 ‘질문 시리즈’의 완결판인 <육식주의자들>을 무대에 올린다. 인간 관계조차도 물화시켜 버리는 현대사회에 대한 냉소적 비판의식을 보여 온 장씨의 역작. 6~7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하는 작품은 ‘자의식의 탄생’ ‘타자와의 만남’이란 인간 관계의 회로를 후각과 육식, 사물, 흔적이란 범주를 통해 춤으로 형상화한다.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찾아내는 필름 형식의 옴니버스 영상으로 관객과의 소통을 꾀한 것도 특징이다. (02)2263-4680.

젊은 안무가 이순주씨도 지난 3년간 진행해 온 춤의 해체와 재구성 작업을 모아 <웁스, 아이 엠 소리!>를 14~15일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무대에서 공연한다. 문화예술위원회 ‘코레오그래퍼 댄스 프로젝트’로 잠재력과 능력을 인정받은 차세대 안무가의 신작이다. ‘어떠한 움직임이 관객으로 하여금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게 할지’에 관한 ‘더 플로우 프로젝트’ 작업의 첫 결과물이다. ‘아리아드네와 테세우스’의 신화에서 “테세우스는 낙소스에서 왜 사랑하는 여인 아리아드네를 버렸을까?”를 모티브로 삼았다. 작품은 ‘아리아드네’라는 한 여인이 마음의 평정을 잡아가는 흐름에 무게를 두고 있다. (02)2230-6601.

김선이 프로젝트그룹의 <괴짜섬>(18~22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은 올해 문화예술위원회가 젊은 예술가들의 실험정신을 지원하는 ‘새로운 도전’의 프로그램으로 선택됐다. 다윈의 진화론의 고향이자 동물들의 천국인 갈라파고스 섬에서 희귀 생명체들이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를 진화하는 생존전략을 몸짓으로 보여준다. 적자생존의 법칙이 지배하는 섬은 마치 현대사회의 모습을 축소시킨 폐쇄 공간과도 같다. (02)2263-4680.

이화여대 발레 전공 출신자들의 단체인 발레블랑의 안무가 김명회씨도 ‘페드라 신화’를 바탕으로 현대 발레 <비극의 페드라>를 15일 서울 유니버설 아트센터 무대에 올린다. 오랫동안 예술 작품 소재로 사랑받았던 ‘페드라’ 신화의 사랑 이야기를 현대의 삶 속에 편입시켜 우리들을 들여다본다. 김씨는 “사회적 통념으로 인정받을 수 없는 ‘페드라’의 사랑을, ‘순수함에서 오는 처절한 열정’으로 표현해 현대인들이 잃어버리고 사는 본능을 깨우고자 한다”고 소개했다. (02)588-1848.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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