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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4.21 20:58 수정 : 2009.04.21 20:58

왼쪽부터 국립 발레단 김현웅, 유니버설 발레단 엄재용

‘레이몬다’ ‘라 바야데르’ 주연
부상 6개월만에 성공적 복귀
공백 딛고 눈부신 도약 기대

지난해 부상으로 발레 무대를 떠났던 ‘왕자’들이 화려하게 귀환했다.

유니버설 발레단 수석 발레리노 엄재용(30)씨와 국립 발레단 캐릭터 솔리스트 김현웅(29)씨. 한국예술종합학교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은 모두 180㎝가 넘는 늘씬한 몸매에 잘생긴 얼굴로 <백조의 호수>, <호두까기 인형>, <로미오와 줄리엣> 등 클래식 발레의 주인공 역을 도맡으며 여성팬들을 몰고다녔던 스타들이다.

엄씨는 유니버설이 지난 17일부터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서 공연중인 블록버스터 발레 <라 바야데르>(26일까지)에서 주역 솔라르 역을 맡고 18일 복귀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난해 10월 점프 연습을 하다가 오른쪽 발목 인대가 끊어져 무대를 떠난 지 6개월 만이다.

“가장 자신 있는 작품 중 하나지만 오랫동안 무대를 떠났던 상황이라 걱정을 많이 했죠. 저희 발레단에서 5년 만에 하는 공연이어서 더 떨렸는데 첫 공연을 끝내고 보니 힘들게 준비했던 만큼 더욱 보람이 있고 기뻤어요.”

그는 “어머니(김명회 서원대 무용과 교수)께서 18일 공연 전에 휴대폰으로 ‘힘내라’는 문자를 보내와 큰 힘이 되었다”며 “공연 뒤 찾아온 팬들이 격려도 해주셔서 어떤 공연보다 기분이 좋았다”고 웃었다.

엄씨는 6개월 전 인대를 잇는 큰 수술을 받은 뒤 꾸준히 물리치료와 재활 훈련을 해왔다. 고등학교 때도 무릎 연골이 찢어져 수술을 받은 적이 있지만, 이번에는 나이가 있어서 걱정을 많이 했다고 한다. “부상을 당해도 좌절하지 않고 노력한다면 그전보다 더 좋은 모습으로 돌아올 수 있으니까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도 했다.

발레 교육자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입문한 엄씨는 선화예술학교 재학중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영재 1호로 선발되며 일찌감치 눈길을 받았다. 워싱턴 유니버설 발레 아카데미(옛 키로프 아카데미) 특별 장학생으로 뽑혀 세계적인 정통 발레 교수법인 ‘바가노바 시스템’의 발레를 배운 그는 2000년 8월 유니버설 입단과 함께 <백조의 호수>의 지그프리트 왕자 역으로 데뷔했고, 2년 뒤 수석 무용수에 오르며 스타로 떠올랐다.


왼쪽부터 국립 발레단 김현웅, 유니버설 발레단 엄재용
국내 발레계에서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몸’을 가졌다는 찬사를 받는 국립 발레단의 김현웅씨 역시 올해는 잊을 수 없는 해다. 지난해 10월 좋아하는 <지젤> 공연을 앞두고 연습 도중 오른 무릎 뒤편 연골이 돌아가는 부상을 입고 충무 아트홀 첫 공연을 객석에서 지켜봐야 했기 때문이다. 그전부터 왼쪽 정강이뼈가 골절로 금 간 상태에서 진통제를 맞으며 공연해왔지만 이번 부상은 자칫 발레 인생을 포기해야 할 정도로 심각했다.

그러나 수술을 받고 올해 2월부터 재활 훈련을 거듭한 끝에 그는 지난 11일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의 ‘해설이 있는 발레’ 공연에서 김지영(네덜란드 국립 발레단)씨와 짝을 이룬 <레이몬다>로 멋진 복귀 무대를 선보였다. “수술이 잘됐고, 재활 훈련도 열심히 해서 자신이 있었지만 막상 무대에 오른다고 생각하니 불안해지더라구요. 발레단 누나들이 농담으로 ‘왜 그래 아마추어같이!’ 하며 힘을 실어주셔서 복귀 무대를 잘 마친 것 같아요.”

그는 “무대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며 “수술 뒤 80㎏까지 늘어난 몸무게를 음식 조절과 연습으로 72㎏까지 줄이는 과정이 무척 힘들었다”고 했다. 김씨는 오는 25일부터 3회 성남국제무용제에서 발레단 동료 김리회와 함께 <돈키호테>의 3막 결혼식 장면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5월에는 ‘해설이 있는 발레’에, 10월엔 보리스 에이프만 안무의 발레극 <차이코프스키>에, 11월에는 <왕자 호동> 등에서 주역으로 공연할 예정이다.

2003년 룩셈부르크 국제콩쿠르 은상 등 화려한 국제 경력을 가진 김씨는 2004년 입단한 뒤 <백조의 호수>, <해적>, <돈키호테>, <호두까기 인형> 등 모든 공연에 주역으로 활동하며 차세대 재목으로 인정받고 있다. 오랜 공백을 딛고 복귀 무대를 마친 두 왕자들의 올 한해 눈부신 도약이 기대된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국립발레단·유니버설발레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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