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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송라이터 오지은(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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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집 낸 싱어송라이터 오지은
“평범한 사람 일상에 스밀 배경음악 된다면 큰 영광”
무명에 가까운 여가수가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올렸다. 음반 제작을 하고 싶은데 돈이 부족하니 선주문 형식으로 모금을 하고 싶다는 사연이었다. 글을 올린 다음 날 만천원이 처음 입금됐다. 18일 만에 30만원이 모였고, 최종적으로 59명에게서 180만원 넘는 돈을 모을 수 있었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자체 제작한 앨범은 인터넷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탔고, 무려 5천장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더욱이 그 5천장은 자기 홈페이지와 서울 신촌의 음반점 한 곳에서만 판매한 것들이었다.
이런 만화 같은 이야기의 주인공은 오지은(28)이라는 싱어송라이터다. 음악을 좋아하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음악과 함께 살았고, 중학교 때 처음 밴드를 꾸려 메탈리카와 메가데스 같은 헤비메탈 음악을 카피 연주했다. ‘헤븐리’라는 듀오를 만들어 17회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서 동상을 받은 적도 있다. 그 뒤 솔로로 서울 홍대 앞 작은 클럽들에서 활동하던 그는 자신의 음반을 만들기로 결심하고 모금 등 필요한 모든 일들을 혼자 힘으로 해나갔다.
“처음엔 5만원이나 모일까 생각했는데, 생각 이상으로 많은 돈이 모여서 예상보다 빨리 앨범을 제작할 수 있었어요. 앨범도 제가 하고 싶은 대로 만들었는데, 누군가가 공감하고 앨범을 사준다는 것 자체가 경이로웠어요. 그리고 제가 직접 배송을 했으니까 누가 음반을 사는지 알잖아요. 충북에 사는 치과의사, 서울 테헤란로 벤처 회사 다니는 여직원, 학생, 이런 다양한 사람들이 내 음악을 듣는다는 걸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는 게 정말 좋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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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송라이터 오지은(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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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선 객원기자 studiocarrot@naver.com 사진 해피로봇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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