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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하는 자작나무를 가공해 만든 소파. 기능을 최우선시하는 북유럽 디자인은 자연친화적이고 사용자 중심적인 점에서 가장 훌륭한 디자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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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디자인전’
밋밋해 보이지만 모든 것 고려
핀란드 거주 안애경씨가 기획
“한국에서는 겉모양만 옮겨놔”
요즘 북유럽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높다. 국내 공공디자인 분야에서도 도입·적용해 좋은 반응을 얻기도 한다. 하지만 현지에 가보지 않은 이상 일반인은 진짜인지 아닌지 알 길이 없다. 정부나 기업에서 들여온 북유럽 디자인이 가짜라거나, 적어도 왜곡됐음을 보여주는 전시회가 있다. 서울 평창동 토탈미술관의 ‘북유럽 디자인전’이다.
조용한 전시장은 핀란드 현지에서 가구·집기를 생산·판매하는 20여개사(디자이너)의 제품들로 노천카페, 식탁, 거실, 어린이 놀이터 등등을 꾸며 놓았다. 언뜻 보아도 이들 디자인이 간결하면서도 기능과 아름다움이 조화를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입구의 카페. 사정상 마실 거리를 팔지 않으나 현지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고 한다. 노천임을 고려한 피브이시(PVC)와 금속 재질의 둥근 탁자와 의자들. 쉽게 조합해 공간 연출이 가능하고 포개면 작은 공간에 수납할 수 있다. 종이로 만든 일회용품이 없는 게 특징.
다음 방에 꾸며진 식탁. 핀란드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호수와 그곳에 날아드는 새들을 가져왔다. 초꽂이 또는 견과류를 담는 그릇은 호수의 곡선 테두리를 닮았고 유리로 만든 청둥오리가 장식용으로 앉아 있다. 언뜻 밋밋해 보이는 유리컵과 잔은 50여년 전 유명 디자이너가 만들어 지금까지 그대로 생산되는 것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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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 이탈라사의 식탁 집기들. 호수의 나라답게 호변과 물새를 응용한 것이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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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만든 이는 기획자 안애경씨. 핀란드에 오랫동안 지낸 그는 북유럽 사람들이 소중히 이어온 전통과 자연에 대한 생각, 타인을 배려하는 인간적인 모습 등이 어떻게 디자인에 담겼으며, 이런 디자인이 다시 일상 속에서 어떻게 공유되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말했다. 안씨는 “북유럽에는 공공디자인이란 용어가 없다”고 했다. 디자인 자체에 공공성이 녹아 있어 ‘있는 듯 없는 듯’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디자이너들 역시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지만 결과물인 제품들은 한군데 모아 놓으면 서로 부닥치지 않고 잘 어울린다. 어려서부터 몸에 밴 공공성이 바닥에 깔려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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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용 대형 책상과 의자. 광고에도 일회성보다는 은근함과 유머를 불어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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