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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6.16 20:29 수정 : 2009.06.16 20:29

마운틴 오브 더 문 아트링크제공

김진숙 개인전 ‘더 쉘터링 스카이’

조선시대 화가 겸재 정선이 “세상은 음양의 조화러니…”라고 했다면 작가 김진숙(63)씨는 “섹스? 뭐가 어때서?”라고 말한다. 겸재의 <구룡폭>을 소재로 한 김씨의 ‘산’ 시리즈 작품들은 ‘성(性)을 성(性)이라 하지 못하는’ 세상을 향해 ‘성은 성이다’라고 외친다.

예컨대 <에로틱 마운틴Ⅱ>. 털이 부숭부숭한 바위산에서 폭포수가 꼿꼿한 막대기처럼 내려박힌다. 가운데 쩍 갈라진 구멍은 폭포수를 받아 흰 거품을 토해낸다. 암수컷 새가 짝짓기를 하고, 토끼 두 마리 역시 쿵덕쿵덕 절구질을 한다. 봉우리는 오르가슴처럼 우뚝하고 여기저기 벚꽃이 축하하듯 망울을 터뜨린다. 동자 두 녀석은 “엄마야!” 눈을 가리고 한 녀석은 뒷짐을 진 채 신기한 듯 바라본다. 달이 서산에 지고 새 달이 떠오르도록 산속 생명 잔치는 계속된다.

작가는 1980년대 김인순, 윤석남, 정정엽, 박영숙 등과 페미니스트 운동을 벌였다. 1989년 미국 뉴욕에 간 뒤 행적이 묘연했던 그가 회심의 작품들을 들고 왔다. 서울 안국동 아트링크의 개인전은 1985년 관훈미술관 전시 이래 15년 만이다. 그전 작품이 생짜 페미니즘 전사처럼 전투적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그동안의 경험과 사색이 농익어 흘러나온 것이 동네 마실방 이야기처럼 자연스럽다. “성은 성(聖)이요, 모든 것을 품은 시작입니다.” 28일까지. (02) 738-0738. 임종업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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