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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대학로 연극판의 화제작인 <갈매기>(연출 박근형)의 출연 배우들이 극중 장면을 연습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갈매기>의 연출자 박근형씨와 주역 여배우인 장영남, 서이숙씨(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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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출 박근형 배우 서이숙·장영남
안톤 체호프 ‘갈매기’로 의기투합
“어렵게 하는 작업이라 큰 애착”
러시아 극작가 안톤 체호프의 <갈매기>는 연극밥을 먹어본 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명품 연극이다. 19세기 말 러시아 모스크바 근교를 배경으로 여배우 아르카지나와 부모에 대한 애증을 가진 그의 아들 코스챠, 아르카지나의 연인 트리고닌, 트리고닌과 사랑에 빠지는 코스챠의 애인 니나 등의 얽힌 관계와 내면을 그렸다. 특히 젊은 예술가들의 고뇌와 좌절, 남녀·가족간 사랑과 갈등이 씨줄과 날줄로 엮이면서 드러나는 등장인물들의 미묘한 심리 변화가 매력이다.
한국 연극계의 ‘흥행 보증수표’인 박근형(46·극단 골목길 대표) 연출가와 대학로 연극 동네의 ‘블루칩’으로 꼽히는 두 여배우 서이숙(41), 장영남(36)씨가 연극 <갈매기>(8월1~30일 대학로 게릴라극장)에 처음 도전한다. 최근 게릴라 극장 연습실에서 박근형 연출가와 여주인공 아르카지나 역을 맡은 서씨, 니나 역의 장씨를 만났다. 다른 작품들의 연출, 출연 등이 쉴 새 없이 잇따르는 바쁜 일정을 쪼개가며 의기투합한 세 사람은 “어렵게 하는 작업이어서 그런지 연습하면서 더욱 애착을 느끼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너무 잘 알려진 작품이다 보니 관객들이 인물들을 다 알고 있잖아요. 그렇다고 관객들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자니 인물들에게 정해진 상황과 형태를 무시할 수도 없고요. 그래서 내쪽으로 끌고 와서 표현하려고 하는데 어렵지만 또 한편으로 흥미롭죠.”(서이숙)
“스케일이 큰 작품인데 소극장에서 하니까 더 부담이 됩니다. 영화 스케줄에 쫓긴 탓에 연습을 많이 못해 걱정도 되지만 오랫동안 기다렸던 작품이니까 제대로 해야죠. 섬세한 감정선을 관객과 나누고 싶어요.”(장영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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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계 ‘흥행 보증수표’와 ‘블루칩’ 뭉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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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에서는 이들 외에 중견 배우 이대연(도른)씨와 박정순(소린), 박선욱(폴리나), 정진아(니나)씨 등의 외부 단원들과 극단 골목길의 간판 배우 김영필(트리고린), 김주완(트레플레프)씨 등도 무대에 선다. (02)6012-2845. 글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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