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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우드 발전소, 뉴욕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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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루 사진전
뉴욕지하철·버려진 공장·발전소 탐험
작가 자신 알몸 가상동물로 넣어 화제
쥐를 따라 미국 뉴욕의 지하철 터널로 들어간 스물다섯 처녀는 스물아홉에 사진작가가 되어 나왔다.
죽음처럼 내려앉은 어둠과 정적. 그 사이를 뚫고 지나가는 쇠지렁이 같은 열차. 통풍구를 통해 지상의 빛과 수런거림이 희미하게 들어올 뿐. 그곳은 100년 넘은 대도시의 지층이었고 대도시의 무의식이기도 했다. 사진작가 김미루(28·사진)씨는 시간의 옷을 훌훌 벗어버리고 스스로 쥐가 되어 자신의 사진 속으로 들어갔던 것이다.
말하자면 그렇다는 거고, 실제로는 뉴욕 지하철을 엿본 뒤 도시 탐사에 관심이 생겼다. 도시 탐험가들 틈에 끼어 버려진 지하철역이나 터널, 하수구, 공장, 병원, 조선소 등을 헤맸다. 그곳의 시간을 사진으로 기록하면서 뭔가 빠진 느낌이 들었던 그는 바로미터로 가상의 동물을 삽입하고 싶었다. 자기 자신이 가장 쉬운 선택이었고, 벌거벗음으로써 스스로 동물이 되었다. 무수한 시간이 충적된 그곳에서 옷이란 덧없음 자체였기 때문이다.
그가 처음 사진 속으로 들어간 것은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리비어 설탕 공장. 1985년 문을 닫은 이래 20년 넘게 방치됐던 곳. 그곳에는 들개, 백조, 오리, 쥐들이 서식하고, 설탕 통에는 커다란 벌집이 있었다. 더 이상 인간의 공간이 아닌 자연의 공간이었던 것. 작가는 벌거벗음으로써 오히려 자유로웠고 놀이터에서 뛰어놀던 어린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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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김미루(28)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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