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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9.08 18:46 수정 : 2009.09.08 19:37

5집 ‘릴랙스’ 발표한 인디1세대 코코어

5집 ‘릴랙스’ 발표한 인디1세대 코코어





강력한 로큰롤 비중 줄이고
해변에서 속삭이듯 ‘낭만가’
“놀자판이라 욕해도 할 수 없죠”

1991년 그룹 너바나의 <네버마인드>가 발표되면서 불기 시작한 얼터너티브 열풍은 바다 건너 한국에까지 상륙했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헤비메탈 대신 너바나와 펄 잼의 음악을 들었고 그들처럼 되기를 원했다. 코코어는 그 경향을 대표하는 밴드였다.

활동 초기엔 너바나의 ‘한국 지점’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너바나와 흡사한 음악을 들려줬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들만의 색깔을 찾기 시작했다. 얼터너티브, 로큰롤, 포크, 일렉트로닉 등이 고르게 조화를 이룬 이들의 음악은 차츰 너바나의 그늘을 벗어날 수 있게 되었고, 2집 <보이시>와 3집 <수퍼스타스>는 평단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어내며 명반의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최근 발표한 5집 <릴랙스>는 3년 만에 발표한 새 앨범이다. “처음에 생각했던 건 약간 방대한 스타일의 콘셉트 앨범이었어요. 그런데 작업을 하는 도중에 이런 느슨한 분위기의 음악들에 빠져서 자연스럽게 변화하게 된 거죠. 어젯밤에 자면서 왜 제목을 ‘릴랙스’로 지었는지를 생각해봤는데 지금 우리의 상태가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담았던 것 같아요.”

이들의 바람대로 이번 앨범은 코코어의 역사에서 가장 ‘느슨한’ 음악들을 담고 있다. 코코어 음악의 한 축이던 강력한 로큰롤 사운드는 비중이 약해졌고 대신에 포크와 컨트리 스타일의 지분이 늘어났다. 마치 해변에 와 있는 것 같은 서프 뮤직의 분위기를 만들어 내면서 “먹고살기 힘드시다고요? 저도 그래요”라고 능청스럽게 얘기하기도 하고, 비현실적인 것 같은 낭만을 노래하기도 한다. 앨범 안에서 이들은 내내 “사랑은 황홀경”이라고 속삭이며 함께 이상향으로 가자고 유혹한다.


5집 ‘릴랙스’ 발표한 인디1세대 코코어
“우리가 현재 즐거워서 그런 음악들을 만들었다기보다는 그런 것들을 우리가 너무 잃어버리고 사는 것 같아서 일부러 문제제기한 것일 수도 있어요. 어떤 분들은 너무 ‘놀자판’이라고 얘기도 하지만 그렇게 받아들여도 좋아요. 우리가 음악을 통해서 얻는 즐거움을 그대로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었어요.”

이번 앨범은 발매되자마자 여러 음악 커뮤니티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대중성 획득이라는 풀기 어려운 숙제는 남아 있다. 크라잉 넛, 델리 스파이스, 언니네 이발관 등과 인디 1세대로 분류되며 동시대에 함께 활동을 시작했던 코코어였지만 대중적인 인지도를 획득하는 데는 매번 실패했다. 이에 대한 질문을 하자 “우리들이 되묻고 싶은 부분”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대중들에게 존재를 알리는 데는 매체의 영향력이 크다고 생각하는데, 이상하게 우리들은 매체에서 다뤄주지를 않는 것 같아요. 우리들의 정서가 대중들과는 좀 다른 면이 있지만 그렇다고 어울리지 못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거든요. 인디 음악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는 ‘스페이스 공감’이나 ‘라라라’ 같은 음악 프로그램에서도 연락 온 적이 없어요. 그래서 우리에게 왜 그런지를 물어보면 우리 역시 되물어볼 수밖에는 없는 거죠.”


코코어는 12일 서울 홍대 앞 클럽 디지비디(DGBD)에서 앨범 발매 기념 파티를 연다. (02)322-3792.

김학선 객원기자 studiocarrot@naver.com, 사진 컵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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