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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관람객 아흐로 리슈와 부인 미셀 에투먼. 여경구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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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인 부부 아흐로 리슈·미셀 에투먼
“전시장 들어오자 고향에 푹 빠진 느낌”
부부는 아무 말 없이 사진을 오랫동안 응시한다.
아내가 한 흑백 사진 앞에서는 조용하지만, 너무 반가운 탄성을 지른다.
“나 여기 가 본 적 있어”
프랑스 중부지방의 빌랑드리 초원을 담은 사진이다.
<사라 문 사진전>이 열리고 있는 예술의전당 브이갤러리에 지난 1일 외국인 부부가 사라 문이 연출한 이미지의 미학을 탐닉하고 있다.
이 부부는 사라 문과 같은 국적인 프랑스에서 온 교수들이다.
남편 아흐로 리슈(43)는 외국어대와 서울대에서 프랑스 경제를 강의하고 있다. 부인 미셀 에투먼(43)은 한양대에서 프랑스언어와 문화를 강의하고 있다.
2년전에 한국에 온 부부는 사라 문의 한국 전시 개최 소식이 너무 기뻤고, 손꼽아 전시장 갈 날을 기다렸다고 한다.
부부는 5년전 프랑스 파리에서 열렸던 사라 문 전시를 함께 본 적이 있기에 한국에서 만나는 사라 문이 더욱 반갑다고 한다.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갑자기 프랑스 고향 속으로 푹 빠진 것 같은 느낌입니다. 사진에 언뜻 언뜻 보이는 장소뿐 아니라 어두운 실내조명과 애절한 아코디온 소리가 울려 퍼지는 실내 음악 등이 향수를 크게 불러 일으켰습니다.” 남편 리슈 교수는 한국에 프랑스를 대표할 만한 문화 상품이 없어 아쉬웠는데, 그런 아쉬움을 <사라문 사진전>이 달래줬다고 한다. 부인 에투먼 교수는 사라 문 사진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사라 문 사진은 낯설기도 하고, 전통적이기도 하고, 매우 프랑스 적이기도 합니다.그런 사라 문의 사진이 서울 한 복판에서 전시되는 것에 대해 자랑스럽군요.” 전시장 한복판을 차지하고 있는 사라 문이 직접 연출한 15분짜리 영상물 `서커스‘에 대해 물어 보았다. “왜 굳이 사라 문이 서커스를 사진으로 찍고, 영상물로 만들었을까요?” 침착하고 은은한 목소리의 리슈 교수가 이렇게 답변한다. “서커스는 전통적인 서양문화입니다. 난 어릴때부터 서커스를 보며 컸죠. 그래서 이 영화의 배경음악으로 자주 들리는 아코디온 소리에 매우 익숙해요. 마치 한국인들이 전통의 농악 연주나 사물놀이 연주를 들으면 느끼는 그런 아늑함이라고 할까요. 서커스는 예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계속됩니다. 그러나 광대나 연기자들이 입는 옷들은 시대에 따라 변합니다. 아마도 사라 문은 자신이 살던 시대의 서커스 의상이나 패션을 자신의 작품에 표현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부인 에투먼 교수가 엄지 손가락을 세우며 부드럽게 외친다. “트레 비앙(Tres bien,멋지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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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문 사진전을 찾은 장준영(23)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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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을 입고 사진전을 관람한 박여진(25)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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