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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3.30 22:14 수정 : 2010.03.30 23:48

음악에 의한, 음악을 위한, ‘음악성의 척도’로 우뚝 서. 그래픽 노수민 기자 bluedahlia@hani.co.kr

[2010 한국대중음악상]

200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방송사마다 연말 가요시상식을 주최했다. 하지만 음악보다는 아무래도 인기도, 자사 방송 기여도 등이 주요하게 작용했고, 이는 공정성 논란으로 이어졌다. 수상 결과를 놓고 특정 방송사와 특정 연예기획사 사이가 틀어지는 일도 벌어졌다. 나눠 먹기, 구색 맞추기, 특정 기획사 배제 같은 부작용이 속출했고, 상의 권위는 바닥을 쳤다. 대중음악의 예술성은 슬그머니 내동댕이쳐졌다.

치열한 토론-논쟁-투표로 선정…

한국대중음악상은 이런 가운데 탄생했다. 기존의 천편일률적인 상업적 가수상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해 순수하게 음악성 위주로 평가하는 대안적 의미의 음악상을 추구했다. 이런 상의 필요성을 이전부터 제기해온 시민단체 문화연대가 <문화일보>와 손잡고 ‘한국의 그래미’를 표방하는 한국대중음악상을 제정했다. 대중음악평론가, 음악 담당 기자·피디, 학계 등 다양한 분야의 음악 전문가들이 모여 음악 외적 요소는 배제하고 작품의 질 자체에만 초점을 맞춰 선정하기로 했다. 선정위원들 사이에서 치열한 토론과 논쟁, 투표가 거듭됐다.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회(60명).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2004년 첫 시상식의 뚜껑이 열렸다. 더더, 러브홀릭, 휘성, 이상은, 빅마마, 정재일 등이 주요 상을 받았다. 비주류(인디) 음악인들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아이돌 일색의 획일화된 음악에 길들여진 기성 가요판에는 충격으로 다가갔다. 방송사나 대형 기획사는 결과를 애써 외면하기도 했다. 하지만 상품이 아닌 예술로서의 음악에 목말라하던 음악 팬들은 두 손 들어 반겼고, 문화 각계각층의 지지와 관심도 늘어갔다.

2007년 4회 시상식부터 문화연대 등으로부터 독립해 선정위원회가 주최하며 홀로서기에 나섰다. 비주류 문화 분야를 지원하려는 문화관광부와 여러 뜻있는 기업체들이 후원에 나서면서 시상식은 해가 갈수록 탄탄해져갔다. 주류 음악인들 사이에서도 ‘음악성의 척도’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수상을 큰 영예로 여기게 됐다. 엄정화와 빅뱅의 태양이 특히나 기뻐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지난해 초 위기가 닥쳤다. 6회 시상식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을 급작스레 철회한 것이다. 정부는 3회 때부터 매년 3천만~5천만원을 지원해왔다. 정부는 납득할 만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고, 시상식은 무기한 연기됐다. 한달 뒤, 가수 출신이자 뮤지컬 제작자인 김민기씨의 도움으로 서울 대학로 학전소극장에서 규모를 크게 줄인 가운데 시상식을 치렀다.

한국대중음악상 역대 수상작(종합 분야). (※클릭하시면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 들어 지원 끊어 한때 위기

7회 시상식을 앞두고는 사정이 더 어려워졌다. 후원회원을 모집하며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호소했지만, 홍보 부족 등으로 여의치 않았다. 결국 7회는 정식 시상식을 여는 대신 수상작 발표만 하는 기자회견으로 대체하려 했다. 하지만 존재만으로도 큰 의미를 갖는 한국대중음악상의 명맥이 끊겨선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진 이들이 막판에 거들고 나서면서 불씨를 이어가게 됐다.

30일 저녁 서울 논현동 복합문화공간 플래툰 쿤스트할레에서 일곱번째 시상식이 자유로운 파티 형식으로 열렸다. 장소를 무상으로 제공한 플래툰 쿤스트할레, 국내 음악의 외국 유통을 맡는 에이전시 디에프에스비(DFSB), 한겨레신문사, 포털사이트 다음 등이 후원에 나섰다.

이날 자리는 단지 수상자를 발표하고 축하하는 파티만은 아니었다. 음악인들, 음악산업·언론 관계자 등이 모여 한국 대중음악의 질적 성장을 축하하고 발전을 기원하는 축제였다. 올해는 비록 장소가 좁아 일반 관객을 초청하지 못했지만, 다음에는 큰 무대에서 음악인과 음악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신명나게 어우러지는 성대한 축제 한판을 꿈꾸고 있다.

한국대중음악상 이지선 사무국장이 귀띔하는 한마디. “후원회원으로 가입하면 내년 시상식에 무조건 초청합니다.” 후원회원 가입은 누리집(www.kmusicawards.com)에서 할 수 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2010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 2부

‘2010 한국대중음악상’ 시상식 3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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