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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1Q84’의 그 ‘야나체크 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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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체코 수교 20주년 기념
30일~5월3일 한국관객 만나
거장 시어도어 쿠차가 지휘
‘라키안 댄스’ 국내 첫 연주
“곡의 첫 한 소절을 들은 순간부터 그녀의 머리에 여러 가지 지식이 반사적으로 떠올랐다. 열린 창으로 한 떼의 새가 방 안에 휘익 날아든 것처럼. 또한 그 곡은 아오마메에게 뒤틀림 비슷한 기묘한 감각을 몰고 왔다. 아픔이나 불쾌함은 없었다. 단지 몸의 모든 성분을 자근자근 물리적으로 쥐어짜 내는 듯한 느낌이 있을 뿐이다.”
지난해 9월 출간돼 일본에서 220만권 이상 팔리고 한국에서도 80만권 이상 읽힌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소설 <1Q84>의 첫 장면. 여성 살인청부업자 아오마메가 ‘작업 현장’으로 가는 택시 안에서 야나체크의 음악을 듣는 장면이 나온다. 조지 셀의 지휘로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신포니에타>이다.
최근 한국과 일본에서 베스트셀러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소설 <1Q84>의 인기에 힘입어 체코의 작곡가 레오시 야냐체크(1854~1928)의 음악세계가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때마침 야나체크 음악 전문 연주단체인 야나체크 필하모니 오케스트라가 한국-체코의 수교 20돌을 기념해 한겨레신문사 초청으로 이달 말 한국을 방문한다. 2003년 9월 서울 연주회 이후 7년 만의 공연이다.
주한체코대사관과 체코문화원이 후원하는 이번 연주회에서 야나체크 필은 30일 경기도 수원 경기도문화의 전당을 시작으로 5월1일 대구 계명아트센터, 5월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까지 총 3회에 걸쳐 한국 관객과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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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 ‘1Q84’의 그 ‘야나체크 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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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부터 야나체크 필을 이끌고 있는 상임지휘자 시어도어 쿠차(50)는 이츠하크 펄먼, 사라 장, 제시 노먼, 요요마, 로스트로포비치 등과 협연한 세계적인 지휘의 거장. 그는 그동안 우크라이나 국립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브루크너 교향곡 전곡 녹음, 슈베르트 교향곡 전곡 녹음 등 낙소스, 브릴리언트 클래식, 온딘, 마르코 폴로의 레이블로 90개 이상의 녹음 음반을 내놓았다. 특히 야나체크 필과 함께 세계 최초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5번>을 녹음해 이엠아이 수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야나체크 필은 이번 내한 공연에서는 그간 국내 무대에서는 연주되지 않았던 레오시 야나체크의 <라키안 댄스>를 비롯해 야나체크의 선배 작곡가 안토닌 드보르자크의 <슬라브 무곡>과 <교향곡 6번>, 스메타나의 <나의 조국> 등 체코 음악의 향연으로 레퍼토리를 꾸몄다. 또한 2006년 유방암 진단과 함께 연주가로서 사망 선고를 받은 뒤 2년간의 투병 끝에 2008년 1월 서울 예술의전당 연주회로 성공적으로 재기한 피아니스트 서혜경씨와 함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의 협연 무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체코 작곡가의 음악을 정통 체코 오케스트라로 즐길 수 있는 귀중한 기회이다. (02)583-1863.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야나체크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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