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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재규(40) 문화방송 피디, 노희경(44)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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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경·이재규 콤비, 드라마 ‘세상에서…’ 무대 올려
“이별을 준비하는 분들께 따뜻한 감동 선물하고 싶어”
“정말 무모했어요. 제가 방송 드라마를 많이 해왔고 또 작품 자체가 방송 드라마의 좋은 원작이니까 쉽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오산이었더라구요. 정말 주책이죠.”
“왜 그래, 젊은 사람이! 나는 젊은 감독들이 드라마를 연극으로 옮기는 것은 도전정신이고 용기가 아닌가 생각해요. 무모함이 없으면 용기도 안 나잖아요.”
인기 방송작가와 드라마 흥행 피디가 만났다. 오는 23일 대학로 문화공간 이다1관에서 막을 올리는 연극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1996년 방송된 노희경(44) 작가의 동명 드라마를 원작으로 이재규(40) 문화방송 피디가 연출해 눈길을 끄는 무대이다.
7일 오후 대학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노희경 작가는 “설레고 두렵지만 능력이 탁월한 이재규 감독과 뛰어난 연기자들과 함께 해서 다행이다. 관객 입장에서 작품을 바라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재규 피디는 “설명이 필요 없는 작품이다. 세상과 이별을 해야 하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따뜻한 감동을 선사할 생각”이라고 소개했다.
<세상에서…>는 며느리, 아내, 그리고 어머니의 이름으로 가족을 위해 평생을 헌신하던 한 여자가 암에 걸리면서 가족과 이별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으로 노희경 작가가 오랜 암 투병 끝에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고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6년 방영된 4부작에서 탤런트 나문희씨가 주인공 김인희 역으로 열연을 펼쳐 시청자들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특히 이번 무대는 <다모>, <패션 70s>, <베토벤 바이러스> 등의 드라마를 연출한 이재규 피디의 첫 연극 도전으로 관심을 모은다. 그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또 생활에 발을 딱 붙이고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잘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해볼수록 어렵더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노 작가의 작품에 행간이 굉장히 많다는 걸 점점 알게 되면서 미친 짓을 하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웃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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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작가·흥행 피디 연극판 데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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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 올려지는 이상 내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적어도 이 감독이 하니까 믿을 수 있죠. 그래서 연습도 한 번도 안 보았어요. 관계자나 보도를 통해서 살짝살짝 이야기가 들릴 때마다 흥분되고 재미있어요.” 노 작가는 “4부작의 3부에서 엄마가 할머니 목 조르는 장면은 안 잘렸으면 좋겠다”며 “잘려나가도 이유가 있겠지 생각하고 안 물어보았다”며 맑게 웃었다. 그러면서 이 피디에게 “잘려나갔어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이 피디가 “누가 봐도 명백하게, 너무 많은 것을 담고 있는 장면”이라며 손사레를 쳤다. “제가 자세히 이야기 안 했지만 원작 그대로라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지만 다르긴 다를 거여요. 전후 배치나 뉘앙스 차이는 있을 것 같아요.” 두 사람은 “극장 문을 나서면서 가족을 떠올리며 전화 한 통 할 수 있는 작품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세상에서…>에는 엄마 역에 탤런트이자 영화배우 정애리씨와 송옥숙씨를 비롯해 최정우, 최일화, 이용이, 박철민, 전배수, 이지현, 이영숙, 박윤서, 이현응씨 등이 출연한다. 7월18일까지. (02)766-6007.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연극열전3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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