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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로슬라브 올샤 2세(46) 주한 체코공화국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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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체코 수교20돌 맞은 야로슬라브 올샤 대사
“야나체크는 스메타나, 드보르자크, 마르티누와 함께 체코를 대표하는 유명한 작곡가입니다. 그동안 한국에는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아 안타까웠는데, 이번에 <한겨레>가 야나체크 필하모니 오케스트라를 초청해서 스메타나와 드보르자크 작품과 함께 야나체크 음악을 소개해주신다니 감사드립니다.” 오는 30일부터 5월3일까지 경기도 수원과 대구, 서울에서 열리는 체코의 야나체크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을 앞둔 야로슬라브 올샤 2세(46) 체코공화국 대사는 15일 “올해 한국과 체코의 수교 20돌을 기념해 매우 뜻깊은 행사가 될 것”이라고 반겼다. 야로슬라브 대사는 이번 내한하는 야나체크 필하모니가 체코 최대의 공업도시 오스트라바에 있는 유명 오케스트라란 점을 강조하면서 “오스트라바는 지난해 9월 현대자동차가 인근 노쇼비체에 체코공장이 건설된 뒤로 한국인 거주자가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곡가 야나체크는 최근 국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의 인기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최신작 <1Q84>에서 야나체크의 <심포니에타>를 인용해 한국과 일본에서 부쩍 관심이 많아졌다. 야로슬라브 대사도 “야나체크는 좀 난해한 음악가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하루키가 <1Q84>를 쓰면서 야나체크의 음악을 선택한 것 같다”며 “빨리 읽어보고 싶다”고 관심을 나타냈다. 2008년 9월 세번째 주한체코대사에 부임한 야로슬라브 대사는 언론인 출신으로 아시아-아프리카 문화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외교관이 되기 전에는 과학소설 월간지를 창간해 에스에프문학 백과사전과 25개국 에스에프소설 선집을 펴냈고, 자신이 대사로 부임했던 아프리카 짐바브웨와 잠비아, 말라위의 소설을 번역 출판하고 예술·역사에 관한 책을 쓰기도 했다. 한국문학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아 1940년대부터 지금까지 체코에서 출간된 한국 시와 소설 번역본 30여 종을 대부분 수집했을 정도다. 한국 근대사에 해박한 그는 “체코와 한국은 강대국에 둘러싸여 많은 시련을 겪었던 역사적인 유사점이 많다”고 소개했다. 또 올해 두 나라가 수교 20돌을 맞았지만 그 이전에도 작으나마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교류가 있었다고 귀띔했다.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1919년 3·1독립운동 직후 블라디보스토크에 주둔했던 체코군이 조선 독립군들에게 상당량의 무기를 지원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체코도 1918년 말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으로부터 독립할 때까지 300년 가까이 지배를 받았던 아픈 역사 때문에 조선의 독립에 깊은 공감을 가졌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또한 1920~30년대 체코인들이 조선을 여행한 기록이 남아있는데 조선인의 관점에서 일본에 점령당한 조선의 실정을 소개한 내용입니다.” 야로슬라브 대사는 “지난해 홍익대 부근 캐슬프라하 건물에 체코정보문화원을 열어 좀더 많은 체코문화를 알리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올해 한-체코 수교 20돌 기념 행사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말했다.글·사진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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