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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4.29 22:57 수정 : 2010.04.30 11:27

호세 쿠라

5월 4일 공연 앞둔 호세 쿠라
외모·연기·가창력 갖춘 발군의 테너 성공비결은 “연습, 연습”

이 시대 최고의 드라마틱 테너로 불리는 호세 쿠라(48)가 5월4일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 무대에 선다.

호세 쿠라는 파바로티, 카레라스, 도밍고의 ‘3대 테너’ 이후 로베르토 알라냐(47), 후안 디에고 플로레스(37) 등과 함께 ‘제4의 테너’를 다투는 최고의 스타 성악가다.

2004년 첫 내한 당시 잠실 주경기장에서 펼친 ‘운동장 오페라’ <카르멘>의 마이크 목소리에 실망했던 한국 관객이라면 이번 공연은 제대로 된 콘서트홀에서 그의 진성을 들어볼 수 있는 기회이다.

그는 최근 <한겨레>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예술가에게 6년이란 무척 긴 시간”이라며 “제가 어떻게 변했는지는 공연에 오는 한국 관객들이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단 머리카락이 좀 빠지고, 배 주변에 살이 좀 붙었다”고 유쾌하게 근황을 전했다.

출중한 외모와 가창력, 빼어난 연기력을 고루 갖춘 호세 쿠라는 테너 가운데서도 영웅이나 악한을 연기하는데 가장 적합하다는 드라마틱 테너에 최적인 성악가로 꼽힌다. 베르디의 오페라 <오텔로>에서 부인의 부정을 의심해 목 졸라 죽이는 오텔로, 레온카발로의 오페라 <팔리아치>에서 질투에 불타 극 중에 사랑하는 여인을 칼로 찌르는 광대배우 카니오 역은 피끓는 열정을 드러내는 표현력이 요구되는 드라마틱 테너의 대표적인 배역이다.

호세 쿠라는 이번 공연에서 <팔리아치>의 ‘의상을 입어라’, <오텔로>의 ‘내가 칼을 들었다고 두렵다 마오’ 등 그가 자랑하는 최고의 레퍼토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제가 현재 연기하고 있는 모든 캐릭터들은 하나하나 제 가슴 속 특별한 장소에 두고 늘 아끼고 있다”며 “만약 내가 그 캐릭터를 사랑할 수 없다면 저는 연기하지 않는다. 또 관객들도 곧 알게 되기 때문이다”고 자신의 연기철학을 설명했다.

아르헨티나 출신의 호세 쿠라는 성악가의 성공 법칙을 새롭게 쓴 인물이다. 어린 시절 작곡과 지휘를 공부하다 30살에야 비로소 오페라 무대에 데뷔했다. 대학에서는 작곡과 지휘를 공부하면서 극장 합창단에서 노래를 부르던 그는 29살에 세계적인 테너를 꿈꾸며 유럽으로 건너갔다. 그는 이듬해 테너 비토리오 테라노바를 만나 이탈리아 정통 성악을 전수받은 뒤 94년 플라시도 도밍고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 클래식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특히 1997년 5월 클라우디오 아바도가 이끄는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펼쳐진 오페라 <오텔로> 공연은 그를 단숨에 최고의 드라마틱 테너의 자리에 올렸다. 피렌체의 일간지 <라 나지오네>는 “호세 쿠라, 새로운 오텔로가 탄생하다!”라고 격찬했다.


묵직한 남성의 음성이 돋보이는 오페라 <오텔로>는 까다롭기로 소문난 난역이기에 ‘한 시대마다 단 한명의 오텔로 만이 존재한다’는 말이 생길 정도이다. 조반니 마르티넬리, 마리오 델 모나코, 그리고 플라시도 도밍고로 20세기 오텔로의 계보는 이어져 왔고, 이제 호세 쿠라가 그 자리에 우뚝 섰다.

“1980년대 아르헨티나에서 살고 있었던 저에게 성악은 ‘살아남을 수 있느냐’에 대한 문제였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의 활동이 얼어붙어 있던 상황에서 지휘자라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직업이었지요. 맨 처음 제가 노래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저는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서 노래를 시작했습니다. 점점 성악은 저의 직업이 되었고, 저 또한 노래하는 것을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늦깎이 성악가로 성공을 이룬 비결을 묻자 그는 “오로지 연습, 연습, 연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팔방미인형 예술가로도 유명하다. 그는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서면서도 지휘활동과 연출자, 무대디자이너, 작곡가, 게다가 사진작가로까지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개인 사진집도 2번이나 냈다.

그는 “호기심이 많을 뿐 비밀은 없다”면서도 “높은 수준의 준비작업과 열심히 일하는 것뿐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내한공연에서도 베르디의 <오텔로>, 푸치니의 <토스카> <투란도트>, 레온카발로의 <팔리아치> 등의 오페라 아리아를 부르는 한편 베르디의 오페라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의 서곡을 직접 지휘할 예정이다. 또한 동갑내기 소프라노 김인혜(48·서울대 음대 교수)씨가 출연해 그와 함께 오페라 아리아를 주고받을 예정이다. 그와 같은 국적의 마리오 데 로제가 지휘하는 코리아심포니오케스트라가 반주를 맞춘다.

호세 쿠라는 5월부터 독일 베를린 도이체 오퍼에서 오페라 <오텔로>의 영웅적인 배역을 맡고, 10월에는 연출가로서 생상스의 오페라 <삼손과 데릴라>를 독일 카를수르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1577-7766.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고양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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