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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5.04 21:18 수정 : 2010.05.04 21:18

왼쪽부터 <리회장 시해사건>, <광부화가들>

‘연우무대’ 기수들의 비판극 2편





이상우 ‘광부화가들’
예술의 역할·가치 질문
문소리·권해효 무대 복귀

김광림 ‘리회장 시해사건’
재벌 중심 한국사회 고발
해학적 요소 살린 ‘미스터리’

한국 사회파 연극의 기수들이 대학로에 돌아왔다. 1970~80년대 <장산곶매> <한씨연대기> <칠수와 만수>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등 사회비판적인 실험극으로 한국 연극을 이끌었던 극단 연우무대의 창단 주역인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의 교수 3인방 이상우(59), 김광림(58), 김석만(59)씨가 최근 잇따라 작품을 발표했다. 재벌 중심의 한국 사회, 현실과 예술과의 관계, 4대강 문제 등을 통쾌하게 풍자하는 연극들이다. “진실을 무대 위에 생생하게 펼쳐 보일 때 비로소 연극은 생명력을 갖는다”를 모토로 했던 연우무대의 연극정신을 지금 이어가는 무대들이라고 할 만하다.

작가이자 연출가인 김광림 교수는 극단 우투리와 함께 3년 만에 신작 <리회장 시해사건>(왼쪽 사진)을 5일부터 9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 올린다. 재벌기업 우리그룹 총수 리 회장이 사돈 장 회장의 기업을 적대적 인수합병으로 집어삼키자 장 회장의 여비서였던 진숙경이 리 회장의 자택 비서로 들어가 복수하는 과정을 그린다. 불교의 게송, 구음, 노래, 국악 연주, 배우들의 움직임 등 음악극적인 요소들을 곁들여 웃음을 자아낸다. 홍명희의 대하소설 <임꺽정> 중 양반편에서 몰락한 양반가의 노비가 주인의 원수를 갚는 ‘보복’ 이야기를 바탕으로 꿈과 현실을 오가며 리 회장 시해사건 전모와 인생무상이란 메시지를 해학적 미스터리 기법으로 풀어간다.

김광림씨는 “아무도 말하지 않는 침묵의 현실. 공공연한 비밀인 한국 사회의 재벌 중심 현실을 연극으로 말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중요 무형문화재 제5호 심청가 이수자인 조주선 한양대 교수와 연극계에서 떠오르고 있는 배우 김수현씨를 비롯해 이석희·서민성·김현정 등이 출연한다. 서울연극제 기간에 공연을 한 뒤 19일부터 6월6일까지 혜화동 미마지 눈빛극장에서 연장공연에 들어간다. (02)3272-2334.


<순우 삼촌>
극단 차이무를 이끌고 있는 작가 겸 연출가, 영화감독인 이상우 교수도 영화·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작가 리 홀의 신작 연극 <광부화가들>(오늘쪽 사진)을 5~30일 명동예술극장 대극장에서 한국 초연한다. 이 교수는 그동안 <칠수와 만수>, <거기>, <비언소> 등에서 촌철살인의 대사 속에 따뜻함과 유쾌한 웃음이 묻어나는 공연을 만들어왔다. 이번 <광부화가들>은 1934년 영국 북부의 애싱턴 탄광촌의 광부들이 우연히 미술 감상 시간에 그림을 배운 뒤 직접 그림을 그려 전국적으로 유명해지면서 광부의 삶과 예술가의 삶 사이에 혼란과 갈등을 겪다가 다시 광부의 자리로 돌아온다는 이야기다. 극중 미술강사 라이언의 대사 “예술은 나 자신이에요. 예술은 나 자신을 아는 거예요”처럼 예술이란 과연 무엇이며 어떤 가치를 지닌 것인지에 대한 질문과 대답을 함께 담았다. 영화배우 문소리씨가 모처럼 연극 무대로 돌아오고, 권해효·이대연·김승욱·원창연 등 ‘차이무 표’ 배우들이 출연한다. 1644-2003.


김석만 서울시극단장은 두 연극계 벗들에 앞서 지난달 1972년 10월 유신 당시 경기고 7명이 유신헌법을 비판한 유인물을 만들어 배포한 ‘화동주보’ 사건을 담은 <7인의 기억>(연출 장우재)과 1970년대 한강 잠실섬 매립과 대가족의 붕괴를 그린 연극 <순우 삼촌>을 잇따라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특히 안톤 체호프의 연극 <바냐 아저씨>의 모티브를 빌려 한강 개발을 비판한 <순우 삼촌>은 현 정권이 추진중인 ‘4대강 개발’과 맞물려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우투리·명동예술극장·서울시극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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