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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난도 아모르솔로, 필리핀 <모내기> 1924년, 캔버스에 유채, 69x99㎝, 파울리노 퀘 부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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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막 오르는 ‘아시아 리얼리즘’전
10개국 낯선 거장들의 걸작 104점서로 다른 자연·삶의 풍경 한자리
70~80년대 참여 미술 작품도 경험 27일부터 서울 덕수궁미술관에서는 우리가 몰랐던 아시아 근대미술의 불가사의한 소우주가 펼쳐진다. 그 소우주를 빚어낸 낯선 이름의 거장들은 아시아 현대미술의 개척자들이었다. 유럽 회화 뺨치는 19세기 인도네시아 대가의 열대 숲 풍경화가 한편에 있고, 다른 편엔 논에서 일하는 여인네들의 건강한 뒤태와 습기 어린 대기의 분위기까지 붓질로 표현한 20세기 초 필리핀 국민화가의 명작이 걸린다. 독일의 민중판화가 케테 콜비츠와 어깨를 겨룰 법한 인도 대가의 어머니 그림, 한국의 1980년대 참여미술 그림들과 비슷한 70~80년대 동남아 풍자·고발 미술도 등장한다. 한국에 근대 미술의 여명도 비치기 전인 19세기 중후반 이미 경지에 도달한 동남아 작가들의 테크닉과 묘사력에 놀라게 된다. 이 전시의 제목은 ‘아시아 리얼리즘’. 한겨레신문사가 국립현대미술관, 싱가포르국립미술관과 공동주최로 10월10일까지 펼치는 기획전이다. 지난 100여년간 숱한 곡절 속에서 뿌리내린 아시아 근대 리얼리즘 미술의 근원과 역사를 성찰하는 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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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리타 셰르길, 인도 <어머니 인도> 1935년, 캔버스에 유채, 62.5x78㎝, 인도국립근대미술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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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철, 한국 <한국근대사 4> 1982년, 캔버스에 유채, 128x100㎝, 개인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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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하시 유이치, 일본 <오이란>(花魁) 1872년, 캔버스에 유채, 77x55㎝, 도쿄예술대학미술관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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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부 새로운 리얼리즘 편에서는 80년대 한국 참여미술 못지않게 70년대 이래 동남아시아에서도 비슷한 반체제적 참여 미술이 성행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리 민족사의 온갖 사건 사진들이 괴물의 덩어리처럼 뭉쳐 꿈틀거리며 묘사되는 신학철씨의 82년 작 <한국근대사4>와 인도네시아, 타이의 빈민촌과 농촌 등을 배경으로 한 초현실적인 사회참여 그림들이 어울리고 있다. 인도네시아 작가 이반 사기토의 <나는 누구인가>는 얼굴 없는 여성 3명의 실루엣으로 화해할 수 없는 시대적 모순과 대면한 개인의 내면을 암시한다. 어른 5천원, 청소년 2500원.(덕수궁 관람료 포함) 월 휴관. (02)2022-0600, asia.moca.go.kr. 글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도판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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