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순이 관장
|
사진갤러리 ‘공간 415’ 문여는 이순이 관장
전교조 해직교사 출신 사진가“일반인들도 작품 걸 수 있도록” “높아진 대중의 예술적인 힘을 믿고, 그 다양함을 받아들이는 공간이었으면 합니다.” 젊은 문화의 기지, 홍대 앞에 새로운 ‘대안 사진공간’이 등장했다. 새달 3일 공식 개관하는 ‘공간 415’가 그곳이다. 외형은 갤러리인데, 전교조 해직교사 출신 이순이(47·사진) 관장은 이곳을 굳이 ‘공간’이라고 이름붙였다. 특히 ‘415’를 소리나는 대로 읽은 ‘사이로’는 이 공간의 성격을 그대로 드러낸다. 즉 이곳은 기존의 갤러리와 새로 나타날 예술공간의 ‘사이에’ 있는 곳이다. 여기서 열쇳말은 ‘프로화한 대중’이다. 이 관장이 보기에 현재 대중들은 단순한 수용자에 머물렀던 예전의 그들이 아니다. 사진만해도, 2000년대 초부터 시작된 디에스엘알(DSLR) 열풍을 통해 디지털 카메라를 체험하고 생활화한 많은 생활사진가들이 전문가에 가까운 수준에 올랐다. 기술의 발달로 노출이나 감도 등 전문적이고 복잡한 전문 지식 없이도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된 덕분이다. 더불어 일반인들이 사진을 대하는 태도도 크게 달라졌다. 특히 20~30대 사진애호가들에게 사진은 ‘작품’이면서 동시에 ‘소통의 도구’이자 ‘놀이’가 됐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실험적인 작품을 추구하는 전문 작가의 길을 모색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들의 작품을 선보이고 토론하고 함께 놀 공간은 아직 지극히 적어요.” 이 관장은 공간 415가 “이들에게 소통의 공간이자 작가로 나아가는 등용문”이 되기를 기대한다. 그의 이런 바람은 그 자신의 체험에서 비롯된 것이다. 1989~2007년 20년 가까이 초등학교 교사로 일한 그는 전교조 노래패 ‘해웃음’ 활동과 2000년 한겨레문화센터 포토저널리즘학교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익힌 사진작업을 통해 대중이 문화의 주변부에서 중심으로 진입하는 흐름에 합류했다. 또 싸이월드 등 인터넷 네트워크 활동에 초창기부터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 사진 영화 등 시각 이미지가 어떻게 대중 속에서 변형되고 유통되는지 체감했다. 그렇다고 ‘공간 415’는 전문작가와 거리를 두려는 것도 아니다. 생활사진가와 전문작가 ‘사이’에서 그들이 서로 만나고 교류하는 공간이고자 한다. 개관 기념전으로, 남한의 분단문화라는 사회적 현상에 천착해 대중과 호흡해온 전문작가 이시우씨의 사진전 ‘한강하구’를 택한 것도 바로 그런 이유다. 이 관장은 물론 자신이 던져놓은 이 새 개념의 대안공간이 수익을 안겨줄 것이란 섣부른 기대는 하지 않는다. 우선은 이 소박한 공간을 “지켜내는 데” 힘을 쏟을 예정이다. “나 자신 이 공간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만남을 가지면서 기쁘게 노는 데서 그 힘이 나올 것”이라는 그는 “기획자와 전시자와 관람자가 서로를 새롭게 발견함으로써 우리 문화의 영역을 한뼘 한뼘 넓혀가는 공간으로 키워가겠다”고 다짐했다. (gonggan415.com) 김보근 기자 tree21@hani.co.k, 사진 강재훈 선임기자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