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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8.02 21:15 수정 : 2010.08.02 21:49

록과 일렉트로닉을 융합한 프로젝트 음반을 발표한 밴드 와이비. 왼쪽부터 박태희(베이스), 허준(기타), 윤도현(보컬), 김진원(드럼).

고난 함께한 스니커즈 소재 타이틀곡…록·일렉트로닉 버무려
윤도현 방송 하차 뒤 ‘정체성’ 고민…“한국적 록 음악 만들 것”

프로젝트 앨범 낸 YB

와이비(YB·윤도현밴드)가 색다르게 변신했다. 록과 일렉트로닉 음악을 융합한 프로젝트 앨범〈와이비 vs 아르아르엠〉을 통해서다. 3인조 일렉트로닉 그룹 아르아르엠(RRM·리스키 리듬 머신)과 한 공동작업의 결과물이다.

록과 일렉트로닉의 결합은 몇년 전부터 영국·미국에서 하나의 흐름을 이룰 만큼 널리 퍼지고 있다. 이른바 ‘돌아온 뉴웨이브 록’ 또는 ‘클럽 록’이다. 서울 홍대 앞 인디신에도 이런 음악을 하는 몇몇 밴드들이 등장했다. 와이비의 시도가 조금은 늦은 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아, 물론 새로운 시도는 아니죠. 그렇다고 최근에 와서야 하루아침에 뚝딱 만든 건 아니에요. 예전에 클럽에서 디제이와 공연을 몇번 해본 이후 이런 식의 작업을 음반으로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왔어요. 하지만 서두르다 졸작이 나올까봐 많이 묵혔죠. 그러다 보니 좀 걸렸네요.”(윤도현·보컬)

오랜 숙성은 헛되지 않았다. 춤추기 제격인 ‘클럽 록’과는 차별화되는 지점을 만들어낸 것이다. 경쾌하고 신나기보다는 묵직하고 진중한 감상용 음악에 가깝다. 록과 일렉트로닉이 상대 영역을 침범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서로의 색깔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윤도현은 “와이비 고유의 스타일과 아르아르엠 고유의 스타일이 어우러져 장르 불문의 음악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앨범에는 신곡 두 곡과 새로 편곡한 기존 곡 등 모두 다섯 곡이 담겼다. 타이틀곡 ‘스니커즈’는 윤도현이 자신의 낡은 신발을 보고 만든 곡이다. “화장실에 가려고 연습실을 나오는데 문 앞에 놓인 다 떨어진 스니커즈가 참 외로워 보였어요. ‘넌 틀렸어, 넌 아니야’ 하고 손가락질 받으면서도 계속 달려와 여기까지 왔어요. 그때부터 함께 해온 스니커즈는 저의 ‘수호천사’인 셈이죠. 그 신발 지금도 버리지 않고 잘 가지고 있어요.”

“세상에 검게 퍼진 거짓이 날 삼키려 하네”라는 구절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또다른 신곡 ‘거짓’은 박태희(베이스)가 쓴 곡이다. 그는 “지금 우리 사회에 만연한 거짓은 따지고 보면 일제 강점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며 “효창공원에 있는 이봉창·윤봉길·백정기 의사 묘비에 새겨진 ‘유방백세(遺芳百世): 꽃다운 향기여 영원하라’라는 문구에서 ‘꽃다운 향기를 가진 그대의 삶을 기억해’라는 노랫말을 따와 거짓과 대비를 시켰다”고 말했다.


〈와이비 vs 아르아르엠〉
음악적 변화를 모색하기까지 순탄하지는 않았다. 2008년 11월 정부에 비판적인 방송인들의 퇴출 논란 속에 한국방송 <윤도현의 러브레터>에서 하차한 윤도현은 갑자기 바뀐 상황에 힘들어하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곧 그는 방송인이 아닌 본래 자리로 돌아와 음악에 집중했다. 지난해 미국 주요 도시를 돌며 진행하는 록 페스티벌 ‘워프트 투어’에 참가하면서 에너지를 받고 많은 것을 배우며 밴드 정체성을 고민하게 됐다. 김진원(드럼)은 “미국 밴드와 차별되는 우리만의 정서를 담아내야 그곳에서 통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했다.

와이비는 이번 앨범에서 영어로 부른 ‘스테이 얼라이브’, ‘어 플라잉 버터플라이’와 러시아의 전설적인 로커 빅토르 최의 곡을 러시아어로 부른 ‘그루파 크로비’를 미국 애플사의 음원 사이트 ‘아이튠즈’에 올렸다.

윤도현은 “음악적 욕심과 더불어 지구촌 곳곳에서 다양한 문화를 만나며 활동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오는 11월 발매 목표로 준비하고 있는 9집은 세계를 겨냥해 한국적 색채를 담은 록이 될 거라고 했다. 와이비는 데뷔 15년을 맞아 자신들의 노랫말처럼 ‘나비의 비상’을 꿈꾸고 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다음기획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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