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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09.23 22:40 수정 : 2010.09.26 14:46

뮤지컬 <라이몬다>의 한 장면.

볼쇼이·국립발레단 수교 20돌 합동공연
‘발레 영웅’ 그리고로비치 안무
서울-모스크바 오가며 선보여

국립발레단 무용수들은 이번 한가위 연휴를 매일 10시간 넘게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1층 대극장에서 보냈다. 최태지 단장도 23일에 찾아온 그의 52번째 생일을 건너뛰었다. 러시아 볼쇼이발레단과 최초로 한·러 합동 발레 <라이몬다>(25~30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공연을 연습하기 위해서였다.

국립발레단이 전막 발레로 국내 초연하는 <라이몬다>는 러시아가 ‘20세기의 발레 영웅’으로 손꼽는 볼쇼이발레단 상임안무가 유리 그리고로비치(83)의 작품이다. 그는 33년간 볼쇼이발레단의 예술감독을 지내면서 주옥같은 발레 작품을 만들어냈고, 유명 작품들을 새롭게 재창조했다.

<라이몬다>는 ‘러시아 발레의 전설’로 불리는 마리우스 프티파(1818~1910)가 알렉산드르 글라주노프의 음악을 바탕으로 1898년 만든 것을 유리 그리고로비치가 자신의 안무 버전으로 꾸며 1984년 발표했던 작품이다. 13세기 중세 헝가리 왕국을 배경으로 십자군 전쟁에 나간 프랑스 귀족 출신 기사 장 드 브리엔의 약혼녀 라이몬다가 사라센 영주 압데라흐만의 유혹과 협박을 물리치고 사랑을 이룬다는 내용이다.

유리 그리가로비치

그리고로비치는 이 작품을 프티파 스타일의 고전 발레 양식으로 유지하면서도 볼쇼이 특유의 화려한 테크닉을 극대화해 마임을 줄이고 춤에 집중한 스펙터클한 연출로 주목받았다. 중세 유럽 왕국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화려한 무대와 이국적인 의상과 독특한 군무 등이 특징이다. 그동안 국내에선 주로 갈라 공연이나 ‘해설이 있는 발레’ 등에서 주요 파드되만 소개되었는데, 이번에 한-러 수교 20돌을 맞아 두 나라 대표 국립발레단이 서울과 모스크바를 오가며 교환 공연하게 되면서 처음으로 1시간40분간의 전막 공연으로 선보이게 됐다. 두 나라의 남녀 간판 무용수들의 역량을 비교하며 감상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지난 16일부터 한국을 방문해 두 나라 무용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유리 그리가로비치는 “프티파의 기존 작품에서 좋은 부분은 살리고 잊히거나 구전되지 않은 부분은 수정·보완해 작품을 완성했다”며 “이번 작품은 전세계에서 공연되고 있는 볼쇼이발레단의 버전 그대로다”라고 소개했다.

국립발레단은 남녀 수석무용수인 김주원·김지영씨와 김현웅씨를 라이몬다와 장 드 브리엔 역으로 내세웠다. 볼쇼이발레단도 남녀 간판 무용수 마리야 알라시와 알렉산드르 볼치코프, 떠오르는 샛별 안나 니쿨리나와 아르템 옵차렌코를 비롯해 솔로이스트 등 12명이 내한했다. 특히 김주원씨와 마리야 알라시, 알렉산드르 볼치코프는 볼쇼이 발레학교 동문이다. 애초 국립발레단의 젊은 스타 무용수 이동훈씨가 김현웅씨와 더블캐스팅되었으나 최근 연습 중에 부상을 당해 볼쇼이발레단의 알렉산드르 볼치코프가 김지영씨와 호흡을 맞춘다. 이와 함께 국립발레단의 수석무용수 장운규, 이영철씨, 볼쇼이발레단의 드미트리 벨로갈로체프와 파벨 드미트리첸코가 압데라흐만 역으로 나서 연기대결을 펼친다.

라이몬다


50여명이 등장하는 클래식 대작 발레 <라이몬다>는 발레리나들에게 가장 힘든 발레로도 유명하다. 1막에서 순수하고 귀엽고 발랄한 소녀로 나오는 라이몬다가 2막 결혼식 장면에서는 우아하고 요염한 여인으로 변신해야 한다. 두 모습을 비교하는 것이 이 작품 감상의 재미인 셈이다.

김주원씨는 “<라이몬다>는 클래식 발레, 더구나 유리 선생님의 안무 작품 중 가장 고된 작품이다. 힘든 만큼 열정과 애정이 많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지영씨도 “클래식 발레는 음악에 대한 이해와 함께 높은 수준의 춤과 연기를 요구하는데 유리 선생님께서 직접 가르쳐 주셔서 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유리 그리가로비치도 “김주원과 김지영 같은 무용수는 세계 유수의 발레단의 무용수와 감독들이 봐도 인정할 만큼 너무나 아름다운 발레리나들이다”고 칭찬하면서 “이번 작업은 매우 즐거운 시간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뮤지컬 <라이몬다>의 한 장면.

<라이몬다>는 국립발레단이 2008년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 이후 2년 반만에 선보이는 클래식 신작이기도 하다. 또한 <백조의호수>, <스파르타쿠스>, <호두까기인형>, <로미오와 줄리엣>에 이은 ‘유리그리가로비치 5대 발레’를 완성하는 의미있는 작품이다. 남녀 주역들의 파드되뿐만 아니라 김리회, 박슬기, 정영재, 도스잔 타빌디 등 국립발레단의 그랑 솔리스트들이 펼치는 아랍과 스페인의 민속춤, 헝가리풍의 경쾌한 캐릭터 댄스도 놓칠 수 없는 명장면들이다. (02)580-1300.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국립발레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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