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09.23 22:43
수정 : 2010.09.2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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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 첼리스트의 음악유산 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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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 첼리스트의 음악유산 전집
전설적인 첼리스트 므스티슬라프 로스트로포비치(1927~2007)의 최고 명반들을 담은 박스세트 <로스트로포비치-EMI 첼로 녹음 전집>이 나왔다.
이 음반에는 로스트로포비치가 남긴 위대한 첼로음악의 유산이 담겨 있다. 하이든과 드보르자크, 슈만, 생상, 쇼스타코비치 등의 <첼로 협주곡>과 프로코피예프, 브람스, 쇼팽 등의 <첼로 소나타> 등을 모았다. 특히 그가 서방에 망명할 당시 러시아에서 가지고 온 역사적인 녹음들인 이른바 ‘러시안 리코딩’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이 리코딩에는 쇼스타코비치, 프로코피예프, 브린튼 등 작곡가가 직접 지휘와 협연으로 참가했던 초연 연주회를 비롯한 14곡의 ‘세계 초연 실황녹음’과 그에게 헌정된 작품 23곡이 들어 있다. 무엇보다 그가 평생을 두고 기다려 68살 때 발매한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곡>이 시디 2장과 한글자막이 포함된 디브이디 2장에 수록된 것도 눈길을 끈다. 또한 로스트로포비치의 육성이 담긴 인터뷰도 시디와 북클릿으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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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로 탄생한 보이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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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트로포비치는 레닌상과 스탈린상을 수상한 옛 소련의 ‘인민예술가’로 최고의 영예를 누렸지만, 위기에 처한 솔제니친에게 은신처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시민권을 박탈당했다. 무국적자로 세계를 떠돌면서도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았던 이 휴머니스트는 2007년 80살을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EMI.
작품성과 희소성 덕분에 고가에 거래되고 있는 데카의 엘피 명반 2장이 시디로 재발매됐다. 많은 녹음을 남기지 않아 오늘날에 신화와 같은 존재로 여겨지는 루마니아 출신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 이온 보이쿠(1923~1997)와 서른셋에 요절한 오스트리아 출신의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오시 레나르디(1920~1953)의 음반이다.
보이쿠의 시디는 1965년 영국 런던 킹스웨이홀에서 라파엘 프뤼베크 데 부르고스가 지휘하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멘델스존과 막스 브루흐의 <바이올린 협주곡> 연주를 수록했다. 데카가 스트레오 버전으로 녹음한 오리지널 마스터를 리마스터링한 것으로, 시디로는 전세계 최초로 소개된다.
보이쿠는 여섯살에 음악을 시작해 부카레스트 왕립음악원의 7년 코스를 불과 2년 만에 끝내 버린 천재. 그는 55년간 수천 회의 콘서트를 열어 음악 애호가들로부터 “손가락과 활에 마법을 걸어 놓았다” “그는 시인의 마음을 갖고 있으면서 악마를 불러낸다”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 등의 찬사를 얻었다.
레나르디의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시디는 그가 녹음한 유일한 협주곡으로 엘피 마니아들 사이에 고가로 거래되는 희귀음반을 복각했다. 니콜로 파가니니(1782~1840)의 바이올린을 썼던 그가 1948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헤보공연장에서 샤를 뮌슈가 지휘하는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헤보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을 녹음했다.
레나르디는 어릴 적 이웃집 친구로부터 기초 교육을 받고는 순전히 독학으로 모든 기교를 익혀 열세살 때 연주회를 열 정도로 천재성을 타고났다. 그는 1943년 미국 국적을 얻어 주로 미국에서 활동했는데 1948년 데카가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녹음을 기획하면서 메뉴인, 하이페츠, 쿨렌캄프 등의 대가급 연주자들을 제치고 약관의 그를 선택해 화제가 됐다. 1953년 12월3일 교통사고로 한창 전성기의 나이에 아깝게 세상을 떴다. 유니버설뮤직.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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