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09.28 19:01
수정 : 2010.09.28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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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훈 사진전 ‘토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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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훈 사진전 ‘토르소’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이 3명의 정치인은 ‘대통령’이라는 공통분모 이외에 한 가지 공통점이 더 있다. 모두 사진가 박상훈(58)씨의 카메라 앞에서 모델이 됐다. 박상훈씨가 찍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얼굴 사진은 노르웨이의 노벨평화상 기념관에 영구 보존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의 얼굴 사진은 대선 포스터로 사용됐다.
박씨는 이력이 화려한 사진가다. 칸 국제광고제 금사자상(1997년)과 뉴욕페스티벌 금상(1994년)을 받았고, 패션사진계를 넘나들면서 안성기, 김혜수, 송강호 등 유명배우들을 찍어 명성을 얻었다. 정작 그는 그런 명성이 달갑지 않다고 한다. “작가가 자신의 작업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경제적 기반이 필요하다.” 밥벌이 이상의 의미를 담지 않는다. 그가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것은 ‘절제와 여백의 미학’이었다.
그의 이런 사진 미학을 선보이는 전시회가 29일부터 10월12일까지 종로구 경운동 갤러리 그림손에서 열린다. 전시회 이름은 <토르소>(torso). 이전 <새벽여행> 전시회 연작들처럼 이번에도 그는 독특한 여백을 추구한다. 그가 찍은 누드는 토르소처럼 얼굴이 없다.
나무는 가지가 없고 뿌리가 없다. 배경은 절제되고 프레임에는 여백이 가득하다. 얼굴이 없는 몸과 나무는 세상으로부터 자유롭다. (02)733-1045~6.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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