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11.09 08:32
수정 : 2010.11.09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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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나 유지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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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 은퇴 앞두고 고국서 ‘빈사의 백조’ 공연하는 유지연씨
“최고의 무용수가 되려면 무조건 피나는 노력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우리 발레단원들은 아침에 일어나면 안 아픈 데가 없을 정도예요. 바가노바 발레학교에 들어갈 때 마린스키 발레단에 들어가는 것 하나만 보고 갔습니다. 그 꿈 하나로 어떤 어려움과 아픔도 견뎌낼 수 있었어요.”
세계 최고의 발레단으로 꼽히는 러시아 마린스키(키로프) 발레단에서 유일한 외국인 단원인 발레리나 유지연(34·사진)씨가 14일 고양 아람누리 아람극장에서 열리는 마린스키 발레단의 ‘발레 갈라’ 공연에서 발레 명작 <빈사의 백조>로 홀로 무대에 오른다.
그는 8일 오전 내한공연 기자회견에서 “마린스키에 들어가는 꿈을 이룬 뒤에야 ‘사람이 꿈을 가지고 산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1995년 15살에 바가노바 발레학교 외국인 최연소 기록으로 입학해 수석 졸업을 한 뒤 한국인 최초로 마린스키 발레단에 입단해 지금까지 몸담고 있다. 고국 팬들에게 보여줄 <빈사의 백조>는 생상스의 관현악곡 <동물의 사육제> 중 ‘백조’를 배경으로, 한 마리 백조가 죽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짧은 작품이다.
이번 무대는 그가 마린스키 단원으로 고국에서 펼치는 마지막 공연이다. 그는 “발레리나로서 갑자기 은퇴를 하는 것은 아니다. 마침 내한공연이 있어서 이제 집에 돌아갈 때가 왔나 보다 생각이 들었다”며 “그렇지만 은퇴 공연은 마린스키 극장에서 하고 싶다”고 말했다.
“15년 동안 마린스키 극장에서 활동하며 세계 무대에 서면서 배운 것도 느낀 것도 많습니다. 이제는 제가 경험하고 알게 된 것을 한국의 발레 발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어디라도 달려가서 나눠주고 싶어요.”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고양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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