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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11.10 09:17 수정 : 2010.11.11 09:48

명인 박병천

14일 서울 한국문화의 집
제자들 모여 5시간 ‘완판’

가무악으로 일세를 풍미했던 중요무형문화재 72호 진도씻김굿의 무악(巫樂) 부문 기능보유자 박병천(1933~2007년) 명인이 세상을 뜬 지 이달 22일로 꼬박 3년이 된다.

전남 진도에서 250년간 세습무를 22대째 이어오며 살아온 무당 가문의 후손인 그는 70년 한평생을 굿이라는 원형예술에 매달려온 춤꾼이자 연주가, 소리꾼으로 우리 전통예술의 다양한 장르를 섭렵한 각별한 존재였다.

그의 3년 탈상을 맞아 14일 오후 4시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사장 이세섭) 한국문화의집 코우스에서 ‘씻김굿’이 벌어진다. 이번 행사는 공연보다는 실제의 굿판으로 1부 ‘유작전’과 2부 ‘씻김’으로 나뉘어 펼쳐진다.

제1부 유작전은 등 박병천 명인이 진도의 민속이나 씻김굿에 나오는 눈대목을 무용으로 재구성한 창작물을 제자들이 공연하는 무대이다. 이경화 양대승, 강은영, 임수정, 공민선, 염현주, 최원선, 양용은씨가 진도 북춤을 선보이고, 지전춤(염현주), 고풀이(양용은 외), 무속사물(강민수 외), 살풀이춤(박윤정) 등이 이어진다.


박병천 명인(오른쪽)이 생전에 딸 박미옥씨(가운데)와 함께 씻김굿판을 벌이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국립무용단 단원으로 있는 막내딸 박윤정이 살풀이춤을 춘다는 것이다. 또한 우정출연으로 1978년 사물놀이를 탄생시킨 주역 중 한 사람인 이광수 명인이 나와서 신명과 애환이 담긴 ‘비나리’로 덕담과 축원을 들려준다.

제2부 씻김굿은 중요무형문화재 제72호 진도씻김굿을 고인의 후예들이 완판으로 진행하는 보기 드문 무대이다.

가장 먼저 굿을 한다고 신께 고하는 과정인 ‘안당’이 시작되고, 죽은 망자의 혼령을 불러오는 초혼의식인 ‘초가망석’ 손님마마를 모시는 굿(지금은 손님을 위한 굿으로 성격이 바뀌어 진행된다.)인 ‘손님 굿’, 제석신에게 비는 거리인 ‘제석 굿’ 등 진경이 펼쳐진다. 하얀 천에 매듭을 엮어 고를 만들어 하나하나 푸는 과정인 ‘고풀이’에 이어 ‘씻김’, ‘넋 올리기’, ‘희설’, ‘길 닦음’에 이어 굿을 마치는 거리로 잡귀 잡신을 먹여 보내는 ‘종천’으로 굿을 마친다.

씻김굿 장면

박병천 명인(오른쪽 두번째)이 씻김굿에서 장구 장단을 맞추고 있다.

중요무형문화재 72호 씻김굿 보유자인 박병원 명인을 비롯해 전수조교인 김오현, 박미옥씨, 이수자인 이종대, 홍옥미, 박환영, 이태백, 강은영, 장필식, 박성훈, 임수정, 이석주, 박향옥씨, 전수생인 박영예, 공민선, 이숙영씨 등 진도 씻김굿의 예인들이 모두 나선다. 무엇보다 ‘씻김’에서는 그의 딸이자 전수조교인 박미옥씨가 무당이었던 아버지를 씻겨 눈길을 끈다. 이때 ‘영돗말이’와 ‘이슬 털기’가 함께 진행되는데 망자의 옷을 돗자리에 쌓아서 돌돌 말아 세우고 그 위에 솥뚜껑을 덮어 사람모양을 만들고 그것을 향물, 쑥물, 청계수로 씻는다. 또한 구경꾼의 명복을 비는 ‘제석 굿’에서는 고인과 연이 있는 예인들이 우정 출현하여 판을 달군다. ‘제석 굿’은 오락적 요소가 강하여 초상 때는 하지 않고 1주기 ‘소상’이나 3주기 ‘탈상 씻김’이나 ‘날받이 씻김’에서 행해지고 있다.

씻김굿은 원래 ‘제석 굿’까지는 여느 굿과 같고 관객을 위하는 대목이 많다. 따라서 제석 굿 사이 사이에 걸판지게 놀고 간다. 그러나 ‘고풀이’, ‘씻김’, ‘넋 올리기’, ‘희설’, ‘길 닦음’, ‘종천’ 등 씻김 대목들은 망자를 위해 기도하는 경건한 자리이다.

이번 무대에서는 진도 다시래기 보유자 강준섭, 김귀봉씨, 전수조교 김애선, 남도잡가 보유자 강송대, 남도들노래 보유자 박동매, 남도민요전국경창대회 1회 대상수상자 박진섭, 진도 노단골 채정례, 해남의 단골 이수자 명인 등 진도 예술의 원로들이 상경하여 함께 자리하는 드문 전통예술의 성찬이다. (02)3011-1720.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한국문화의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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