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0.11.11 20:38 수정 : 2010.11.12 09:26

‘앙상블 오푸스’ 예술감독 류재준

프리뷰 콘서트 여는 ‘앙상블 오푸스’ 예술감독 류재준

“한국 청중문화의 큰 문제점은 반응이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 관객들은 좋은 연주든 나쁜 연주든 원숭이 같은 이상한 괴성을 지르고 손뼉치는데 그치고 말아요. 음악을 좋아해 주지 말고 음악을 갖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음악을 듣고 욕을 하든 시비를 걸든 관심을 가져주세요.”

 세계 음악계서 주목받는 젊은 작곡가로 다국적 연주그룹 앙상블 오푸스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류재준(43)씨의 다소 도발적인 주문이다. 지난해 말 결성된 앙상블 오푸스가 14일 저녁 8시 서울 세종체임버홀에서 프리뷰 콘서트를 연다. 내년 3월 세계무대 데뷔에 앞서 국내에 자기 존재를 알리는 자리다.

 앙상블 오푸스는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 피아니스트 김정원과 장세정, 첼리스트 백나영, 비올리스트 김상진, 타악기 연주자 한문경씨 등 세계무대를 누비고 있는 한국의 젊은 연주자들이 주축을 이루고, 작곡가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를 비롯해 페터 프랭클, 제라드 풀레 등 세계 음악계의 거장들이 참가했다. 류 감독은 “세계가 원하는 수준에 걸맞은 연주단체가 필요했다”며 “젊은 한국 연주자들이 풀레, 펜데레츠키 같은 세계적 대가들과 연주하면서 그들의 노하우를 자연스럽게 전수받는 기회를 만들고 싶었다”고 결성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실력 있는 연주자들과 외국의 대가들을 하나로 묶을 경우 좋은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앙상블 오푸스가 앞으로 세계의 주요 페스티벌이나 콘서트홀에서 초청받으면 연주만 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멤버 한 사람 한 사람이 그곳 관계자들과 쉽게 접촉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집니다. 그러면 멤버들이 연주 무대를 더 많이 얻을 수 있고, 우리도 필요한 연주자들을 그곳 관계자들로부터 쉽게 찾을 수 있어요. 음악 교류는 그렇게 자연스럽고 이뤄지는 것입니다.”

 그는 “그동안 한국 음악계는 점조직 같아서 아무리 뛰어난 연주자라도 외국 무대에 서려면 어떤 특별한 후원이 있거나 어떤 세력에 속해야 했다”고 꼬집었다.

 앙상블 오푸스는 내년 3월 서울에서 시작해서 5월부터 일본과 중국으로 건너가 아시아 투어를 한 뒤 7월부터 파리 카잘스 페스티벌, 독일 메클렌부르크 페스티벌 등의 초청을 받아 유럽 무대에 선다. 벌써 2012년 오스트리아, 체코, 러시아 무대에 서달라는 의뢰를 받고 있다.

 그는 “앙상블 오푸스가 세계무대를 겨냥한 연주단체인만큼 수준 높은 음악, 어느 정도 사람들과 소통될 수 있는 음악을 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또 “똑같은 슈만이나 브람스 작품이라도 멤버들이 모여서 공부하면서 새로운 연주를 들려줄 것”이라고 했다.


 “감히 말하건대 우리는 해석이 다릅니다. 여러가지 가능성이 열려 있어요. 너무나 유명한 고전이라도 우리는 다른 식으로 접근하려고 노력을 합니다. 또 좋은 음악인데도 우리가 많이 듣지 못하는 음악을 지속적으로 소개하고 싶어요. 이와 함께 창작음악을 지속적으로 발표하려고 합니다.”

 오는 14일 연주회는 리더인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서울대 음대 교수)씨를 비롯한 한국인 멤버 5명이 나서서 라벨의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소나타>와 슈만의 <피아노 사중주, 작품번호 47번>을 연주한다. 또 류재준의 <타악기를 위한 파사칼리아>와 피아노 삼중주 <초여름>도 레퍼토리로 꾸몄다. 특히 <파사칼리아>는 그가 2002년 발표해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작품으로 독일과 동유럽 몇몇 국가에서 음악원에서 입시 지정곡으로 쓰기도 했다. <초여름>은 그가 음악이 지닌 서정성과 아름다움에 관심을 기울이는 계기가 된 작품이다. 이후 그는 2014년 독일 베를린에서 초연될 예정인 오페라 <장미의 이름으로>의 서곡과 <첼로 콘체르토>를 작곡할 수 있었다.

 그는 연주회를 앞두고 멤버들에게 “라벨과 슈만의 곡에서 기존의 해석 외에 더 다양한 것을 찾도록 계속 요구한다”고 귀띔했다.

 “단순히 악보대로 연습하고 연주해서는 제대로 된 실내악이 나올 수 없습니다. 각 멤버가 악보의 기본 판본부터 검토해서 연구하고 서로 치열하게 싸우면서 소리를 다듬어가야 합니다. 앙상블 오푸스의 하모니는 그런 치열한 음악정신에서 나와야 합니다.” 1544-5142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