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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기 명인(왼쪽)·오대환 감독(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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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금 황병기 명인과 헌정공연 연출 오대환 감독
가야금의 대가 황병기(74) 명인이 후배 예인들로부터 기분 좋은 선물을 받는다. 음악, 무용, 미술 등의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젊은 예술인 52명이 내년 황 명인의 창작활동 50돌을 기념해 12월4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헌정 공연을 벌이는 것. ‘황병기의 소리여행-가락 그리고 이야기’로 이름 붙여진 특별한 성찬이다. 지난 시대 그의 음악들을 단순히 재현하는 것을 넘어 현대 젊은 예술인들과 함께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하는 특별한 음악회이다. 지난 주말 서울 북아현동 황 명인의 자택에서 공연을 앞둔 황 명인과 이번 공연을 연출하는 예술감독 오대환(56)씨를 만났다. 오 감독은 2001년 황 명인의 40돌 헌정 공연도 연출했다. 파격적 연출과 장르 가로지르기를 추구해온 그는 지난 40돌 공연 무대를 건축가 김인철 교수의 디자인으로 꾸미고 무당 이해경 만신의 춤판, 고 김대환 명인의 휘호 퍼포먼스 등으로 꾸며 화제를 모았다. 당시 공연이 국악과 다른 장르의 만남 위주였다면 이번에는 곡 자체를 후배들이 자기 식으로 해석하는 파격을 지향한다. 세계적 클래식 기타리스트 야마시타 가즈히토는 황 명인의 첫 창작곡 <숲>을 반드시 자기가 연주하게 해달라며 이번 무대 출연을 자청하기도 했다. 막바지 연습중 틈을 낸 황 명인은 “내 음악을 좋아하는 국내외 음악인들이 헌정하는 무대라니 감개가 무량하다”고 뿌듯해했다. 오 감독은 “이번 공연은 황병기란 과일을 먹고 자양분을 얻은 사람들이 그 과일로 새로운 음식을 만들어 잔칫상을 올리는 것”이라고 맞장구를 치더니 곧바로 “후배 연주자들에겐 엄청나게 공부해야 하는 것이니 결코 후배들이 즐겁기만 한 일은 아니다”라며 눙치듯 딴죽을 걸었다. 황 명인은 “50년 전에는 가야금 작곡을 하는 선배도 없었고 이론서도 없어서 창작활동이 거의 불가능했지만 그냥 음악이 좋아서 시작했던 건데 다행히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많이 알아주어서 이만큼 온 것 같다”고 지난 세월을 회상했다. 그는 중학교 3학년 때 처음 가야금을 접한 뒤 국립국악원에서 김영윤과 김윤덕에게 가야금 정악과 산조를 두루 배웠고 심상건과 김병호 등에게도 배웠다. 서울대 법학과에 입학한 뒤로도 가야금에 손을 놓지 못하다 대학을 졸업한 뒤 1962년 서정주의 시를 가사로 만든 노래 <국화 옆에서>를 발표하면서 가야금 연주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숲>(1962)과 <침향무>(1975), <미궁>(1975), <비단길>(1977), <달하 노피곰>(1996) 등의 작품을 꾸준하게 발표했다. 외국에서도 그의 음악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올 7월 일본 신일철문화재단 초청으로 ‘일본의 카네기홀’로 불리는 도쿄 기오이홀에서 열린 공연은 3차례 모두 매진을 기록했다. 황병기“영적인 주제 선율에 담아왔죠” 사회도 맡고 ‘달하 노피곰’ 연주 오대환
“황 선생님 음악은 군살 없어…재현 넘어 ‘재해석 무대’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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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기 가야금 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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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환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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