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묘법’ 연작이 내걸린 작가 박서보씨의 전시장. 작가는 70년대 이래 거의 변함없이 그려온 이 연작을 ‘자신을 갈고닦는 수양’의 산물이라고 역설해왔다.
|
1950~70년대 작품 잇단 기획전
한국 현대미술은 역사에 옹색하다. 화단과 화랑가는 1950~70년대 한국 미술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별로 하지 않는다.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 장욱진 같은 일부 대가들을 빼면 화단에서 이 시기 미술 흐름에 대한 재조명은 사실상 외면받아왔다. 미술계에서도 한국전쟁과 군사정권기의 질곡을 거치면서 현실과 동떨어진 추상 일색의 그림들이 화단을 뒤덮었다는 것 정도만 어렴풋이 기억할 뿐이다. 최근 잊혀졌던 50~70년대 한국 미술의 발자취를 더듬어보는 기획전이 잇따라 차려졌다. 미술시장에서 50~60년대 작품의 가치를 새삼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이지만, 역사적 맥락에서도 여운이 감도는 전시들이다. 추상주의 유영국·장욱진 등대표작들 작품세계 재조명
박서보의 ‘묘법 연작’ 선보여
용접조각 선각자 송영수전도 ■ 50년대 미술운동의 주역들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의 ‘유영국의 1950년대와 1세대 모더니스트들’전은 국내 추상미술의 선구자 격인 ‘신사실파’ 그룹 동인이던 유영국, 김환기, 백영수, 이중섭, 장욱진의 발자취를 미공개작과 대표작 등을 중심으로 살펴보고 있다. ‘신사실파’는 1947년 김환기, 유영국, 이규상이 결성하고, 1953년 백영수, 이중섭이 가담한 모더니즘 동인으로, 화단 초창기 추상주의 미술을 태동시켰던 주역이다. 분출하는 원색으로 산과 강 등 이 땅의 자연을 기하 추상과 표현적 색감으로 표출했던 유영국의 대작들을 비롯해 학과 도자기 등의 전통 정서에 바탕한 문인화적 추상을 꾀했던 김환기 등 주요 동인 작가들의 작품 50여점이 나왔다. 나무 등을 추상적 필치로 재구성한 유영국의 전쟁 시기 미발표 작품 5점과 모더니즘 탐구 정신을 엿볼 수 있는 장욱진의 전면 추상화, 헤어진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나는 이중섭의 가족도 등이 보인다. (02)3217-0233.
|
유영국이 1953년 그린 미공개작 <무제>
|
|
장욱진의 추상회화 <눈>
|
글·사진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
송영수의 50년대 말 용접조각 작품 <새>
|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