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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학년 여학생들이 턴을 하기 전의 4번 준비 동작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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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최고 러시아 발레학교 ‘바가노바’를 가다
* 오데트 : ‘백조의 호수’ 여주인공
세묘노바·울라노바 스타 ‘산실’ “표현 중시…오페라·연기 교육” 성적 안 좋고 재능없으면 퇴교
졸업하면 마린스키 무대 공연 유리창 너머 눈발이 날리던 지난달 26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바가노바 발레아카데미 9학년 교실에선 미래의 오데트(‘백조의 호수’의 여주인공)들이 피아노 선율에 맞춰 한창 연습중이었다. 류드밀라 코바류바 교사는 손뼉으로 박자를 맞추며 11명의 동작을 눈으로 훑기에 여념이 없었다. 학생들은 한 손으로 발레 바를 붙잡고 다리를 크게 차는 ‘그랑 바트망’과 두 손이 머리 위까지 올라와 큰 동그라미를 만드는 앙오 등 기본 동작들을 끊임없이 되풀이했다. 마침 이 학교를 찾은 이탈리아 발레 교사들이 참관하고 있었지만 학생들의 눈과 귀는 코바류바 교사에게서 떠날 줄을 모른다. 교실 한복판에선 이 학교를 세계 최고의 발레 사관학교로 키워낸 아그리피나 바가노바(1879~1951)의 사진이 후학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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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한사람 ‘미래의 오데트’를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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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 같은 크림색 복도에는 최고의 무용수로 활동했던 이 학교 출신 스타들의 사진이 걸려 있다. 이 학교를 졸업하고 마린스키극장 무대에서 최고의 무용수로 활약한 뒤 모교의 교사로 돌아와 후학들을 지도하는 바가노바의 전통을 보여준다. 9년제인 바가노바는 만 10살부터 입학할 수 있다. 현재 300명이 전액 국비로 다니고 있으며 학생 2명당 1명꼴인 교사 150명이 이들을 가르친다. 유학생은 36명인데, 3분의 1가량이 일본인이다. 무용만 가르치지 않고 클래식 음악과 오페라, 모던 댄스, 연기론, 프랑스어, 피아노 등 필수과목 말고도 국어와 수학, 문학, 미술, 역사도 가르친다. 알티나이 아실무라토바(49) 예술감독은 “문화적 배경에 대한 충분한 지식, 연기 등 무용수가 갖춰야 할 모든 것을 체계적으로 가르친다”며 “러시아 발레가 감정 표현이 풍부하다고 평가받는 것도 이런 교육의 힘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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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학년 여학생이 돌면서 파세 자세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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