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12.03 21:18
수정 : 2010.12.03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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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필 상임지휘자 맡은 구자범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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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필 상임지휘자 맡은 구자범씨
광주시향을 이끌며 ‘구마에’로 불려온 구자범(40·사진·광주시향 음악감독) 지휘자가 새해 3월부터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예술감독이자 상임지휘자를 맡는다.
그는 3일 기자간담회에서 “관객들이 정말 음악을 듣고 싶어서 찾아오게 만드는 ‘제대로 된 오케스트라’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히며 즉석에서 계약서에 서명을 했다.
“저는 클래식을 대중화하겠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럴 필요도 없고요. 그동안 광주시향에서 부러 ‘딴따라 음악’을 한 것도 아니고 정통 클래식을 소개했는데도 늘 표가 매진되었습니다. 이심전심이라고, 제대로 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구씨는 연세대 철학과 대학원 시절 스물다섯의 늦은 나이에 독일 만하임음대 대학원으로 유학을 떠나 지휘과 사상 처음으로 전 과목 최고 성적을 받으며 수석으로 졸업했다. 하겐 시립오페라극장과 다름슈타트 국립오페라극장 상임지휘자를 거쳐 2006년 한국 음악가로는 처음으로 독일 최고등급(1A급) 오페라극장인 하노버 국립오페라단의 수석 상임지휘자로 임명돼 국내 음악계를 놀라게 했다. 또 ‘제2의 정명훈’으로 기대를 모았던 그가 지난해 3월 홀연 귀국해 광주시향을 맡아 또 한번 화제를 일으켰다. 그는 당시 “사람을 위한 예술을 하고 싶어서 귀국했으며, 우리 역사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곳, 해방 광주에 진 빚을 음악으로 갚고 싶었다”고 밝힌 바 있다.
“경기필에 대해서 잘 몰라요. 또 조재현 이사장과 손혜리 사장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두 분의 의지와 생각을 믿고 맡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함께 힘을 모으면 제대로 꾸려나갈 수 있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그는 “끝까지 광주시향을 떠나지 않으려고 했고, 이름을 밝힐 수 없는 독일의 오케스트라에서도 제의가 들어왔지만 거절했다”며 “광주와 광주시민과 광주시향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좋은 느낌을 안고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
글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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