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0.12.09 16:10
수정 : 2010.12.09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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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무전 8인 합동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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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 예술세계와 자존심 때문에 한자리에 모이기 어렵던 우리 전통춤의 대가 8인이 한 무대에 선다.
한국문화재보호재단이 9일부터 12일까지 서울 대치동 한국문화의집 코우스 공연장에서 판을 벌이는 ‘팔무전’은 한평생을 우리 전통춤에 매달려온 무인들이 내공을 저울질하는 무대다.
기획·연출가 진옥섭 코우스 예술감독이 전통춤 소극장운동을 일으켜 보고자 2008년부터 시작한 공연으로 올해 3회째를 맞는다.
올해는 재야와 제도권을 아우르는 최고의 춤꾼 8명이 자리를 같이했다. 특히 대동권번의 마지막 전승자 권명화(76·대구시 무형문화재 제9호 살풀이춤 예능보유자)와 호남 전동권번의 춤을 잇는 최선(75·전북 무형문화재 제15호 호남살풀이춤 예능보유자)이 무대에 올라 박지홍류 ‘승무’와 ‘호남살풀이춤’을 선보인다.
이매방의 처인 김명자(67·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제97호 살풀이춤의 전수교육보조자)의 이매방류 ‘살풀이춤’, 4박의 장단에 경기의 춤사위를 타는 양길순(57·중요무형문화재 제97호 전수교육보조자)의 김숙자류 ‘도살풀이춤’, 담양의 풍물을 지켜온 김동언(70·전남 무형문화재 제17호 우도농악 보유자)의 ‘설장구춤’도 이어진다.
또한 경남 삼천포의 덧배기와 자반뒤집기의 기예가 녹슬지 않은 원년 사물놀이 멤버 최종실(56·중앙대 국악대 타악과 교수)의 ‘소고춤’과 이명자(68·중요무형문화제 제92호 태평무 전수교육조교)의 강선영류 ‘태평무’, 김영숙(57·중요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 일무 전수조교)의 궁중정재 ‘춘앵전’이 관객들과 만난다.
매일 8명이 출연하는데 11일에는 두번 공연한다. 한 차례 공연도 버거울 판에 다섯 차례라니 명인들의 어지간한 내공을 짐작게 한다. 장고와 북 김창석 유인상 윤호세 박거현, 꽹과리 박종훈, 피리 김영정 한세현 김성진, 대금 원완철 원장현 최성호, 태평소 정석진, 해금 원나경 한갑수, 거문고 남현우, 아쟁 윤서경, 집박 김한승 등이 반주를 맞춘다.
팔무전은 철저하게 전통춤의 ‘공연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공연과 구별된다. 그동안 대부분의 전통춤 공연이 ‘공연’보다는 ‘발표’에 치중해왔고 일반 관객보다는 ‘혈연 소집형 관객’에 의존해왔다. 팔무전은 그런 관행에서 벗어나 ‘류’와 ‘파’를 넘어선 한판 공연을 지향했다. 지난 두 차례의 공연에서 ‘승무’, ‘살풀이춤’, ‘태평무’ 등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춤 외에도 ‘한량무’, ‘설장구춤’, ‘소고춤’ 등과 같은 마당춤까지 한 자리에 펼쳐 춤 유산의 조망을 더욱 넓혔다.
진옥섭 예술감독은 이번 팔무의 만남을 ‘빙정월하보의 꿈’이라고 귀띔했다. 빙정월하보는 <춘앵전> 중 창사(唱詞)의 한 구절로 ‘곱기도 하구나 달 아래 걸어가는 그 모습’을 뜻한다. 곧 8인 팔색의 걸음이 우리 춤의 최고의 멋이라는 것이다. 힘과 기교가 치열하게 맞물릴 무공의 한판 맞대결이 기대를 모은다. (02)3011-1720.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코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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