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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0.12.13 20:22 수정 : 2010.12.13 20:22

이문세

막내린 ‘…더 베스트’ 서울 공연

마지막 노래 ‘이별 이야기’의 전주가 흐르는 순간 이문세는 눈물을 훔쳤다. 그는 공중에 솟은 채로 객석 한가운데를 지나는 이동무대 위에 서 있었다. 꽃가루가 하늘하늘 날렸다. 관객들의 눈가도 촉촉해졌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관객들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원래 이문세·고은희 듀엣의 노래는 이문세·관객의 듀엣으로 다시 태어났다. 지난 10~12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이문세 더 베스트’ 공연의 마지막 무대는 그렇게 절정으로 치달았다.

모든 걸 쏟아부은 무대였다. 15인조 빅밴드, 40인조 오케스트라, 30명의 백댄서와 현대무용수, 40여명의 코러스 합창단은 이문세와 한 몸을 이뤄 거대한 쇼를 만들어냈다. 감정이 고조에 이를 때마다 때마침 터진 불꽃, 객석 전체를 화려하게 수놓은 서치라이트 등은 최고의 쇼를 만들기 위한 아낌없는 투자였다. 공연기획사 쪽은 무대제작비로 20억원을 들였다고 밝혔다.

이문세는 자신의 수많은 히트곡들을 다양한 스타일로 들려줬다. 때론 스윙감 넘치는 빅밴드로, 때론 웅장한 오케스트라로, 때론 애잔한 어쿠스틱 기타 한 대만으로 노래를 뒷받침했다. ‘파랑새’를 부를 땐 와이어에 매달린 파랑새 모양의 탈것에 올라 하늘에서 내려오는 ‘깜짝쇼’를 선사하기도 했다. 기타를 처음 잡은 어린 시절부터 인기 가수가 되기까지 음악 여정을 담아낸 무대는 한 편의 잘 짜인 뮤직 드라마였다. 지금은 고인이 된 ‘단짝’ 작곡가 이영훈과 처음 만나는 대목은 애잔했다.

20대 젊은층부터 50·60대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관객들과의 어울림과 세심한 배려도 빛났다. 관객을 세 파트로 나눠 코러스로 참여하게 하는가 하면, 모두에게 미리 나눠준 셰이커·캐스터네츠·트라이앵글을 함께 연주하며 캐럴을 합창하는 순서도 마련했다. 공연 도중 뜨거운 반응을 보여준 관객을 선정해 아이패드 등 선물을 주는 시상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공연장 앞에는 티켓 소지자에게 붕어빵·국화빵을 무료로 주는 ‘광화문 빵집’, 커피를 주는 ‘가로수 커피숍’, 앉아서 쉴 수 있는 ‘문세마을 쉼터’ 등을 차려놓았다.

공연 막바지 ‘붉은 노을’을 부를 땐 모든 관객들이 일어나 펄쩍펄쩍 뛰었다. 머리가 희끗한 노신사도 코트를 잘 차려입은 중년부인도 예외는 아니었다. 마지막으로 이렇게 뛰고 소리 질러본 지가 언제였을까? 이날 공연은 그들 또한 가슴속에 뜨거운 열정이 아직 살아 숨쉬고 있음을 깨우치게 만들어줬다.

“마지막 공연에 함께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당신이 나의 베스트입니다. -행복한 이문세”

12일 공연이 끝난 뒤 이문세는 예매 때 전화번호를 남긴 관객들에게 이런 문자를 보냈다. 이문세는 24~25일 부산 벡스코에서 ‘이문세 더 베스트-부산’ 공연을 이어나간다. (02)747-1252.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무붕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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