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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들이 전시장 중간에 있는 긴의자에 앉아 사진집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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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를 중시하는 델피르씨의 철학이 담겨
사진집을 마음껏 볼 수 있는 사진전이다. 기존의 사진 전시회에 가면 벽에 걸려 있는 전시된 사진만을 볼 수 있었다. 전시를 다 보고 전시장을 나오면 아트 상품 파는 곳에서, 전시된 작품이 포함된 사진집을 사야 사진집을 볼 수 있기 마련이다. 지난 17일부터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고사진의 만남, 델피르와 친구들’ 사진전은 이런 기존의 사진전시회 관념을 뛰어 넘는다. 전시장 중간에 사진집을 볼 수 있는 여유있는 공간이 있다. 커다란 사각형 모양의 긴 의자엔 중간 중간 사진집이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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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람객들이 전시장 중간에 있는 긴의자에 앉아 사진집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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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시장에서 전시중인 세계적인 사진 작가인 요세프 코우델카, 마크 리브, 미셀반던 에이크하우트, 마이클 에커먼, 재승박 등의 사진집이 관람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곳에서 볼 수 있는 사진집은 한국에는 처음 공개되는 것으로 사진출판 기획자인 로베르 델피르(84)씨가 직접 만든 사진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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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를 따라 온 어린 아이가 사진집을 보는 아빠 옆에서 장난감을 갖고 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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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전시장 중간 중간, 허리 높이의 받침대에 사진집이 펼쳐져 있어 사진에 대한 갈증을 그때 그때 풀 수 있다. 사진과 사진집을 한꺼번에 볼 수 있는 전시인 셈이다. 이런 전시 형태는 평소 `배려‘를 중시하는 델피르씨의 철학이 담긴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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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 관람 온 중학생들이 사진집을 경쟁적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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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전시장을 찾은 김아가페(45)씨는 “전시를 꼼꼼하게 감상하다 보면 다리도 아프고 피곤함이 밀려 오는데, 앉아 쉬면서 사진집도 볼 수 있어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전시를 많이 보아 왔는데 이렇게 사진집을 마음껏 볼 수 있는 전시회는 처음”이라고 덧붙인다. 이번 전시기획자인 최연하 큐레이터는 “델피르씨는 애초 푹신한 소파를 놓아 달라고 주문했었다”며 “앞으로 다른 사진전도 이렇게 친절한 전시를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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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관람객들이 차분한 모습으로 사진집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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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중간 중간에 설치된 책 받침대에서도 사진집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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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이길우 사업국장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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