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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첫 오페라 ‘아리랑’ 국내 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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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홍성택씨가 이끈 오케스트라와 웅장한 합창
소년소녀의 성장과 독립투쟁 열연에 1700 객석 열광
한국 첫 오페라 ‘아리랑’ 국내 초연
일본군이 점령했던 아리랑산에 태극기가 다시 걸리고 ‘조국행진곡’이 관객들의 박수 장단에 맞춰 장엄하게 울려 퍼졌다. 작곡가 백현주씨가 편곡한 ‘아리랑’ 노래가 출연자들과 관객들의 약속되지 않은 합창을 끝으로 막이 내리자 1700여 객석에서는 우레와 같은 박수소리와 함성이 메아리쳤다.
한국 최초의 오페라 <아리랑>(총감독 김성경)이 29일 저녁 부산시민회관 대극장에서 국내 처음으로 역사적인 선을 보였다. 1940년 5월15일 중국 시안에서 광복군의 전신인 한국청년전지공작대가 한·중 청년전지공작대의 여름옷을 마련할 목적으로 한·중 예술가 150명이 의기투합해 만들어 처음 공연한 이래 70년 만이다. 부산 동래 출신으로 광복군 예술선전대장을 지낸 독립운동 예술가 먼구름 한형석(1910~1996) 선생이 1939년 작곡한 작품으로 현재까지 알려진 현제명의 <춘향뎐>(1950년)보다 11년 앞선다.(<한겨레> 23일치 26면)
이 오페라는 1900년대 평화롭고 자유로운 한반도의 어느 시골마을 ‘아리랑산’에서 살던 소년·소녀 복동과 근화가 일본군의 침략으로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중국을 떠돌면서 사랑을 나누고 나라를 되찾는 기나긴 독립투쟁가의 삶을 그렸다.
이날 공연은 소년소녀합창단의 민요 ‘봄이 왔네 봄이 와’의 합창으로 막이 올랐다. 지휘자 홍성택씨가 이끄는 국악기·서양악기로 편성된 40여명의 오케스트라의 연주에 맞춰 소프라노 김성은(근화 역)과 바리톤 박대용(복동 역), 테너 허동권(송만갑 역) 등 가수들이 한형석 작곡의 ‘여명의 노래’, ‘압록강 행진곡’, ‘국기가’ 등을 들려주자 객석에서는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복동과 근화가 일본군과의 치열한 전쟁중에 목숨을 잃는 장면에서 일부 관객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광복군이 나라를 되찾고 태극기를 휘날리며 ‘조국행진곡’을 목청껏 부르자 객석에서 환호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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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첫 오페라 ‘아리랑’ 국내 초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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