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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3.03 21:00 수정 : 2011.03.03 22:25

<야끼니꾸 드래곤>

‘해바라기…’ ‘야끼니꾸…’ 등 3편
경계인 자이니치의 삶·고민 생생

일본 연극계에서 활동하는 재일동포 2세 연출가들이 일본에서 한국인으로 살아가는 ‘자이니치’(재일 한국인)의 정체성을 묻는 작품을 한국 무대에 잇따라 올린다.

재일동포 연출가 김수진(57)씨가 이끄는 일본 극단 신주쿠양산박은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아쿠타가와상을 받은 재일동포 작가 유미리씨가 1991년에 발표한 소설 <해바라기의 관>을 연극으로 옮겨 9~13일 세종문화회관 엠씨어터 무대에서 선보인다. 일본 요코하마를 배경으로 일본인 샐러리맨과 재혼한 어머니가 떠난 뒤 남은 재일동포 가족의 슬픈 자화상을 보여준다. 모국어인 한국어를 몰라서 정체성의 혼란를 겪는 오누이와 한국인 여자 유학생, 일본인 청년과의 어긋난 사랑과 파멸의 과정은 오늘 일본사회에서 경계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자이니치의 불편한 모습이다.


<황웅도 잠복기>
유미리씨는 “철물 창고 속의 ‘로미오’라고 할 만한 주인공을 통해 가족의 붕괴를 그렸다”고 밝혔고, 김수진 연출가는 “재일동포로서의 정체성을 넘어 보편적인 인간의 주제에 접근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신주쿠양산박은 앞서 2~6일 한·일 관계를 묻는 오태석(71·극단 목화 대표)씨의 희곡 <도라지>를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무대에 올린다. 갑신정변을 일으킨 젊은 개혁가 김옥균과 그를 암살한 홍종우의 파란만장한 삶을 주제곡 ‘도라지타령’에 담아 풀어낸 작품이다. 두 작품 모두 재일동포와 일본인 배우들이 출연해 일본어로 연기하며 한국어 자막이 제공된다. (02)352-0766.

김수진씨와 함께 1987년 신주쿠양산박의 창단 멤버인 재일동포 작가·연출가 정의신(54)씨도 화제의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위 사진)을 9일부터 20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무대에 올린다. 2008년 예술의전당 개관 20돌과 일본 신국립극장 개관 10돌을 기념해 두 극장이 공동 기획·제작한 작품으로 그해 한국과 일본의 주요 연극상을 휩쓴 작품이다. 1969년 일본 오사카 스러져가는 조선인 부락의 용길이네 곱창집(야끼니꾸 드래곤)을 배경으로 한 재일동포 가족의 고단한 일상을 경쾌하면서도 눈물겹게 그린 작품이다. 그러면서 힘겨운 현실 속에서도 인생은 언제나 가치 있음을 일깨워준다.


<해바라기의 관>
정의신 연출가는 “한국과 일본 사이에 놓인 ‘재일 한국인’의 심정을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2008년 초연 무대에 섰던 신철진, 김문식, 박수영, 고수희, 주인영, 지바 데쓰야, 아와타 우라라, 우라베 후사코, 미즈노 아야 등 두 나라 배우들이 호흡을 맞춘다. (02)580-1300.

재일동포 장애인예술가 김만리(58)씨는 장애인 극단 다이헨과 함께 21~22일 서울 문화의집, 25일 경남 고성군문화체육센터에서 <황웅도 잠복기>(아래 사진)를 공연한다. 일본의 탄압을 받던 독립운동가이자 예술가였던 실존인물 황웅도(1901~1951)가 일본으로 건너가 예술을 통해 다시 태어나는 모습을 장애인 특유의 신체 언어와 살풀이, 탈춤, 풍물, 판소리가 어우러진 무대로 극화했다.

김만리씨는 재일 고전무용가인 고 김홍주의 막내딸로 태어나 3살 때 소아마비를 앓은 뒤 온몸을 못쓰는 중증 장애인이 되었다. 1974년부터 일본에서 장애인인권운동에 참여하다 1983년 오사카 출신 장애인으로 극단 다이헨을 결성해 배우 겸 연출가로 활동하고 있다. (02)2677-9200.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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