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03.29 19:51
수정 : 2011.03.29 19:51
|
잭 리, 울프 바케니우스, 마틴 테일러
|
잭 리·울프 바케니우스·마틴 테일러 공연
시초는 1980년 12월5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의 ‘기타 귀신’ 알 디 메올라, 영국의 ‘기타 학자’ 존 매클로플린, 스페인의 ‘기타 황제’ 파코 데 루시아는 어쿠스틱 기타 한대씩 들고 미국 샌프란시스코 워필드 극장 무대에 올랐다. 강호의 고수들이 일합을 겨루듯 이들 셋이 주고받은 기타 선율은 천상의 하모니를 직조해냈고, 이날 공연 실황은 <프라이데이 나이트 인 샌프란시스코>라는 명반으로 남겨졌다.
두번째 이정표는 16년이 흐른 1996년에 세워졌다. 조 새트리아니, 스티브 바이, 에릭 존슨 등 최고의 테크닉을 자랑하는 록 기타리스트 세명이 협연을 펼친 것이다. 공연 제목은 ‘기타’의 앞 글자에다 세명이라는 의미를 더한 ‘지스리’(G3). 이후 지스리 공연은 정례화됐고, 기타 석대의 환상적 어울림의 상징처럼 됐다.
2011년, 기타 석대의 황홀한 만남이 한국에서 재현된다. 다음달 6일 저녁 8시 서울 호암아트홀에서 열리는 ‘3 기타스’ 공연에서다. 세 주인공은 영국의 마틴 테일러(
오른쪽), 한국의 잭 리(
왼쪽), 스웨덴의 울프 바케니우스(
가운데). 개개인의 면면을 봤을 때, 록 기타리스트들의 지스리보다는 알 디 메올라, 존 매클로플린, 파코 데 루시아의 협연에 가까운 무대가 될 듯하다.
마틴 테일러는 어쿠스틱 기타에서 일렉트릭 기타까지 집시, 비밥, 핑거스타일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영국 최정상급 재즈 기타리스트. 영국 재즈 어워드에서 무려 14차례나 상을 받았다.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일찍이 미국에 진출한 잭 리는 밥 제임스, 리 리트나워, 래리 칼턴 등과 교류하며 한국 재즈의 가능성을 세계에 떨친 기타리스트다. 울프 바케니우스는 오스카 피터슨 밴드의 일원이자 북유럽 재즈를 대표하는 기타리스트.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재즈 디바 나윤선과 2007년부터 듀오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이들 셋의 만남은 2009년부터 추진됐다. 나윤선과의 공연으로 한국을 자주 찾은 울프 바케니우스는 평소 알고 지내던 마틴 테일러와 기타 석대가 어우러지는 프로젝트를 한국 무대에서 선보이길 희망하게 됐고, 이런저런 인연으로 잭 리가 마지막 한 자리를 채우게 된 것이다.
이번 무대에서 이들은 셋 모두 참여하는 트리오뿐 아니라 둘씩 짝을 이루는 듀오 무대도 선보인다. 각자의 오리지널 곡은 물론 널리 알려진 스탠더드 곡들도 연주할 예정이다. 라틴, 비밥, 팝, 집시 등 기타로 표현할 수 있는 모든 장르를 두루 들려주겠다고 이들은 밝혔다. (02)941-1150.
서정민 기자, 사진 플러스히치 제공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