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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욱 작가의 미디어 퍼포먼스 <불의 절벽> 페스티벌 봄 사무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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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티벌 봄’ 국내작품 현실 비판 눈길
국외 유명 초청작들은 기대에 못 미쳐
소통을 들먹이며 요설을 일삼는 시대에 예술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지금 예술이 꿈꾸는 진정한 소통은 사회적으로 적극 개입하고 삶의 정치를 펼쳐놓는 역습에서 시작된다. 국내 유일의 국제 다원예술축제로 서울시내 11군데 공연장에서 펼쳐진 올해 ‘페스티벌 봄’(예술감독 김성희, 3월22~4월17일)은 이런 수행성의 정신을 한국적 상황에 깊숙이 관여시키는 작품들로 짜여져 큰 반향을 낳았다.
본래 이 축제는 춤, 연극, 퍼포먼스, 미술 등 현대예술장르의 다원적 통합과 실험이 만개하는 행사로 이름 높았다. 하지만 올해만큼 전위성이 부각됐던 적은 없었다. 오늘 현실의 구체적 장 속으로 들어가 정신이 번쩍 들 정도로 ‘사회에의 개입’이 두드러졌던 작품들이 적지 않았다. 바야흐로 예술과 정치 사이의 새로운 전선이 형성된다고 할까.
작가 임민욱씨의 미디어 퍼포먼스 <불의 절벽>은 무대에 등장한 고문 희생자의 증언을 통해 드라마를 넘어서는 진실의 힘 자체로 화제가 됐다. 국립극단 공연장이 자리잡은 장소의 기억, 즉 서울역 부근 옛 기무사 수송대의 어두운 역사를 상기시키면서 미학을 넘어서는 불편함을 통해 발언했다.
이런 다큐멘터리와 공연예술의 결합은 이제 한국의 젊은 작가들에게 가장 유효한 무기로 작용한다. 김황씨의 <모두를 위한 피자>는 작가가 북한 암시장에 피자 레시피를 뿌렸다. 그 뒤 이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메아리를 한국 사회에 다시 보고하는 ‘정직한’ 퍼포먼스로 담대하게 국경을 뛰어넘는 젊은 예술가의 초상을 보여주었다. 김지선씨의 <스탁스 3. 이주민 이주> 또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비판하는 젊은 감각의 퍼포먼스와 가짜 국제기자 오디션을 선보였다. 특히 그는 반쯤은 실제 상황인 오디션 과정을 통해 “오늘 기자는 무엇인가”를 가슴 뜨끔하게 질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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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황 작가의 <모두를 위한 피자> 페스티벌 봄 사무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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