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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5.22 20:04 수정 : 2011.05.22 20:04

뇌병변 몸으로 프로젝트앨범을 작업한 이정민씨.

‘뇌병변’ 이정민씨 프로젝트앨범 작업 화제
우연히 접한 작곡세계에 빠져 데모음반 돌렸지만 문전박대
트위터로 사연퍼져 응원 쇄도…“티파니·알리와 작업했으면…”

이정민(29·사진)씨는 손발을 자유롭게 쓰지 못한다. 뇌병변 1급 장애를 안고 태어났다. 부산에서 장애인 특수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진학은 포기했다. 대신 컴퓨터를 공부해 장애인 복지관에서 홈페이지 제작 등의 일을 했다.

영상 편집에 관심이 많았던 이씨는 2005년 여름 부산 시청자미디어센터를 찾았다. 영상 강좌를 신청했는데 좀 이상했다. 음악 강좌였던 것. 엉뚱한 강의실에 들어왔음을 깨달았지만, 처음 접해본 세계에 빠져들었다. 한달 뒤 그는 강사에게 말했다. “음악, 계속 배우고 싶어요.” 강사는 “안 그래도 재능이 있어 보였다”며 작곡가를 소개해줬다.

일곱달 동안 기초적인 작곡법을 배운 그는 비싼 수업료 때문에 독학에 나섰다. 더듬더듬 마우스와 키보드를 만지며 곡 쓰고 녹음도 했다. 그렇게 데모 음반을 만들어 서울의 대형 기획사들에 수십 차례 보냈지만, 답이 없었다. 서울의 기획사를 찾아갔지만 “두고 가라”며 문전박대 당하기 일쑤였다.

직접 디지털 음반을 만들기로 했다. 노래 좀 한다는 후배를 집에 불러 다섯 곡을 녹음했다. 이렇게 2009년 7월 ‘어디든 너야’가 타이틀곡인 앨범 <몽>을 음원사이트 엠넷에 등록했지만, 음반을 고대하던 아버지는 두달 전 간경화로 곁을 떠난 뒤였다.

뇌병변 몸으로 프로젝트앨범을 작업한 이정민씨. 사진 서정민 기자
그는 작심하고 지난해 어머니와 서울로 올라왔다. 토이(유희열)처럼 작곡가 중심의 프로젝트 음반을 내기로 하고, 데모곡과 함께 객원보컬을 찾는다는 영상을 지난 3월 인터넷방송 아프리카티브이에 올렸다. 한 누리꾼이 포털사이트 네이트에 이를 소개했고, 트위터를 통해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응원 메시지가 이씨의 트위터(@ComposerLJM)로 쏟아졌다.

도움의 손길을 내민 이들도 있었다. 김형민, 박지호 등 프로 작곡가들이 편곡을 도왔고, 문화방송 <나는 가수다>에도 출연 중인 국내 최정상급 세션 기타리스트 홍준호 등이 참여해 최근 다섯 곡 녹음을 마쳤다. 이제 객원보컬을 찾아 녹음하는 일만 남았다.

“소녀시대의 티파니, 알리, 고은 같은 여성 가수들 목소리를 좋아해요. 그분들과 작업한다면 더 바랄 게 없지만, 제 음악과 잘 어울린다면 누구라도 환영이니 메일(gentlemeni@lycos.co.kr) 주세요. 음반이 못 나오더라도 트위터로 음악 듣고 지지해주는 분들이 수천명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행복하죠.”


글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이정민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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