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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6.08 20:34 수정 : 2011.06.08 20:34

실내악 합주단 ‘이 무지치’

창립 60돌 기념 내한공연
20대 음악도 12명이 시작
바로크시대 기본편성 살려
피아소야 탱고 등 연주 예정

비발디의 현악합주곡 <사계>로 유명한 실내악 합주단 ‘이 무지치’가 올해로 환갑을 맞았다. 이들이 창단 60주년을 기념한 월드투어를 꾸려서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중국 등지를 거쳐 한국을 찾는다. 오는 1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17일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내한 공연을 연다. 이 무지치의 대표 레퍼토리인 비발디의 현악합주곡 <사계>를 비롯해 이탈리아 바로크 작곡가들의 음악, 아스토르 피아소야(피아졸라)의 탱고 음악을 연주할 예정이다.

■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끝은 창대하리라 지금은 이 무지치의 이름 앞에 ‘전설적인’이라는 수식어가 붙지만 시작은 미약했다. 제2차 세계대전의 여파가 채 가시지 않았던 1952년, 이탈리아 로마 성체칠리아 음악원의 졸업생 12명이 이탈리아 바로크 음악을 제대로 연주해보겠다며 뜻을 모은 게 시작이었다. 단원은 바로크 시대 오케스트라의 기본 편성이라고 할 수 있는 바이올린 6명, 비올라 2명, 첼로 2명, 더블베이스(콘트라베이스) 1명, 쳄발로(하프시코드) 1명으로 단출하게 꾸며졌고, 모두 스무살 남짓의 신예였다. 이들은 오로지 음악의 열정만으로 연습에 몰두해 그해 3월 모교 무대에서 이탈리아어로 ‘음악가들’을 의미하는 ‘이 무지치(I Musici)’라는 이름으로 데뷔했다.

성공의 기회는 뜻밖에 찾아왔다. 데뷔한 지 채 1년이 안 됐을 무렵 우연히 이 무지치의 연주를 들은 거장 지휘자 토스카니니가 “완벽한 실내악 오케스트라”라고 극찬하면서, 이들의 존재가 순식간에 음악계에 알려졌다. 곧이어 발매한 비발디의 <사계> 음반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됐고 이때부터 세계 각지에서 연주 요청이 끊이지 않았다.

이들이 60년간 명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데에는 탁월한 연주력과 엄격한 운영 원칙이 밑바탕이 됐다. 이 무지치는 창단 때부터 지금까지 바로크 오케스트라의 원형을 구현하기 위해 지휘자 없이 합주단을 운영하고 있다. 바이올린 주자가 돌아가면서 악장을 맡고 있다. 60년간 활동하면서 멤버가 여러 차례 바뀌긴 했지만 12명으로 이뤄진 최초의 편성을 바꾸지 않았다. 이들은 연주와 관련된 모든 문제는 단원 전원의 합의로 결정하는 민주적인 운영 방침으로도 유명하다.

■ 이 무지치는 <사계>의 동의어 “<사계>는 이 무지치의 <사계>와 다른 모든 연주자들의 <사계>로 나뉜다” 이 무지치의 연주에 대한 평단과 언론의 찬사에 빈번히 등장하는 문구다. 데뷔 초 발매한 <사계> 음반이 폭발적인 판매량을 올린 이후 자의 반 타의 반 <사계>는 이 무지치의 연주회에서 필수 레퍼토리로 자리잡았다. 한국을 방문할 때도 어김없이 연주회 2부에서 <사계>를 들려주곤 했다.

현재까지 이 무지치의 <사계> 음반은 전세계에서 2500만장 이상 팔렸으며, 오늘날 <사계>를 연주하는 모든 연주자와 청중에게 하나의 표본이 됐다. 비발디의 <사계> 연주만큼은 최고 권위자라고 일컬어도 무리가 없다. 이번 창단 60돌 기념 무대 1부에서는 프란체스코 제미니아니의 현악기와 쳄발로를 위한 합주협주곡 <라 폴리아>, 알레산드로 롤라의 <비올라와 현악기를 위한 디베르티멘토>, 피아소야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계 중 ‘여름’>, 루이스 바칼로브의 <이 무지치 60주년을 기념한 합주협주곡>을 들려준다. 2부에서는 청중이 기대하는 비발디의 <사계>를 연주한다. (02)6292-9369~70. 김소민

음악·공연 칼럼니스트 somparis@naver.com

사진 아카디아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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