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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0일 콕콕 이 전시 |
목욕탕 작가의 자기 고백을 엿보다 목욕탕은 남에게 신경 쓰지 않고 발가벗고 자신을 씻는 유일한 장소이다. 젊은 작가 이영빈(31)씨는 이곳에서 솔직하고 진실한 자신의 내면을 마주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2002년부터 꾸준히 목욕탕을 주제로 작업을 해왔다. 그가 종이에 먹과 담채로 그린 ‘탕’ 시리즈 10점과 일상의 단상을 즉흥적으로 담은 드로잉 158점으로 세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개인전을 통해 본격적으로 선보인 적은 없었던 목욕탕 시리즈 근작들을 선보이는 첫 전시이다. 그에게 드로잉은 목욕탕에서 발가벗고 자신을 드러내는 것처럼 모든 감정의 겉옷을 벗기는 것이기도 하다. 26일까지 서울 소격동 학고재갤러리. (02)720-1524.
영도다리에서 과거와 현재를 건너다 1934년 준공된 영도다리는 부산 중구와 영도구를 잇는 한국 최초의 연륙교이다. 한국전쟁 피난 시절 가수 현인의 노래 ‘굳세어라 금순아’에도 등장하는 이 부산의 명물은 현재 철거작업에 들어가 2013년 7월에 새 다리로 거듭난다. 사진작가 이인미씨가 지난해 6월부터 영도다리가 해체되는 과정을 담아 3일부터 개인전 ‘다리를 건너다’를 연다. 영도다리의 전체를 잡거나 나사와 못과 같은 작은 오브제들을 확대하는 작업, 아웃 포커싱을 많이 사용하여 극적인 조형성과 형태적 대비 등을 연출했다. 미디어 활동가 이준욱씨의 기록·기억 영상 <절絶-영도교>(3분41초)도 함께 전시된다. 22일까지 부산 수영구 광안2동 대안공간 반디. (051)756-3313.
시공간을 따라 변화하는 나는 누구? 재미 사진작가 니키 리(41·이승희)는 1997년 이래 자신의 정체성을 묻는 작업에 매달려왔다. 그는 3년여 동안 특정 집단을 골라 관찰한 뒤 그 일원으로 들어가 똑같이 생활했다. 히스패닉 여성, 한국의 여고생, 영국의 펑크족, 뉴욕의 여피족, 스트립 쇼걸 등으로 변화하는 자신의 정체성을 사진에 담았다. 그가 첫 개인전 ‘니키 리 프로젝트, 파츠 앤 레이어스’전을 열었다. ‘프로젝트’ 외에 ‘파츠’(2003)와 ‘레이어스’(2008) 시리즈 50여점을 전시했다. 다른 사람과 관계 속의 나, 상대와 교감하고 반응하는 나를 집요하게 탐구하는 작업을 볼 수 있다. 19일까지 서울 가회동 원앤제이갤러리. (02)745-1644.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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