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06.14 20:48
수정 : 2011.06.14 20:51
신체연극 ‘오 쏠로’
배우 다섯명 번갈아 등장 ‘본능’ 표현
70분 동안 다섯명의 배우들이 번갈아 등장하며 춤을 춘다. 두명의 여자 배우와 세명의 남자 배우는 한 마디 말도 없이 표정과 움직임으로 슬픔, 질투심 같은 인간의 ‘본능’을 표현한다.
강화정 연출가의 신작 <오 쏠로>는 대사 없이 등장인물의 몸짓만으로 표현하는 ‘신체연극’이다. 강 연출가는 “신체연극이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처음부터 연극인지 무용인지 구분을 짓고 만들진 않았다”고 했다. “보는 사람마다 무용이라고 여길 수도 있고, 연극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장르의 경계를 열어놓았다. 실제로 다섯명의 배우 가운데 네명은 한국무용과 현대무용을 전공한 무용수 출신이고 한 명만이 연기를 해 온 배우다.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한 강화정 연출가는 유망한 연출가들의 산실인 ‘혜화동 1번지’ 4기 동인이다. 1994년 <꿈 포(IV)>로 데뷔한 이래 이미지연극 <오버액트>, <난 사랑할 수 없어>, <(없어질) 박물관의 초대> 등 정극 형식을 파괴한 실험적인 작품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오 쏠로> 역시 이런 실험적 행보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강씨는 작품을 연출하면서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무용을 공부하기도 했다. 그는 스스로도 “정극이라고 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든 적이 없다. 위험하더라도 낯선 걸 계속 해보고 싶다”고 말한다.
<오 쏠로>라는 제목은 각각의 배우들이 무대에 한 명씩 등장해 공연을 한다는 뜻이다. 공연 기간은 단 3일. “극단적인 집중력이 필요한 공연”인 만큼 3일 동안 응축된 집중력으로 양질의 공연을 뽑아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원래 한명의 배우가 극 전체를 끌어가는 형식을 생각했다가 여러명의 배우가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으로 바꿨다고 한다. 그는 “기존의 현대무용이나 한국무용 등을 그대로 차용하는 건 식상한 것 같아서, 새로운 움직임의 스타일을 찾아가고 싶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관람 가능한 관객도 ‘18살 이상’ 성인으로 제한된다. 강 연출가는 “성인들로만 이뤄진 관객들이 함께 관람할 때 기분이 다르지 않을까 하는 의도에서 연령 제한을 처음 생각했는데, 만들다 보니 어린 사람들이 보기에 부적절한 표현들도 들어갔다”고 했다. 16~18일 서울 역삼동 엘아이지(LIG)아트홀. (02)6900-3900.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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