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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6.16 19:54 수정 : 2011.06.16 19:54

고 김시라씨 딸 추리씨 30돌공연
“울고 웃기는 풍자·해학 담을것”

1인극의 고전이 된 <품바>의 공연 30돌을 맞아 원작자인 고 김시라씨의 딸 추리(21)씨가 아버지의 대를 이어 무대에 섰다.

1981년 전남 무안군에서 시작한 ‘품바’는 일제 강점기와 8·15 해방기를 배경으로 불꽃 같은 삶을 살다간 거지 왕초 ‘천장근’의 이야기를 마당극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각설이 타령 ‘작년에 왔던 각설이가~ 죽지도 않고 또 왔네~’ 등 구전 민요 20여곡 안에 민초들이 겪었던 시대의 아픔을 풍자와 해학으로 담아냈다.

“아빠가 하시는 ‘품바’를 보면서 자랐죠. 살아계셨다면 ‘기특하네’ 하셨을 거 같아요. 제 또래도 재밌게 볼 수 있는 젊은 품바를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개막을 하루 앞둔 15일 김추리씨는 부친의 ‘분신’과도 같았던 <품바>에 출연하는 소감과 포부를 이렇게 밝혔다. “어렸을 때 기억으론 객석이 늘 만원이었어요. 어른 관객들이 웃다가 울다가 하면서 공연을 보셨죠. 그때는 무슨 뜻인지 잘 몰랐는데 제가 자라서 30돌 공연을 준비해보니 조금씩 의미를 깨닫게 됩니다.”

김시라씨는 극작과 연출, 고수역을 맡은 <품바> 창시자로 ‘가장 낮은 자의 목소리로’라는 부제를 내걸고 전국 관객을 찾아다녔고 미국과 오스트레일리아, 일본에서도 순회공연을 펼쳤다.

“어렸을 때부터 품바 무대가 놀이터였어요. 대학로 공연장은 집에서 코앞이라 들락날락하면서 컸죠. 저녁에 연습하는 걸 구경하다가 객석에서 잠드는 바람에 집안이 발칵 뒤집혔다가 다음날 아침에 발견된 적도 있어요.”

2001년 세상을 떠난 남편에 이어 박정재(49) 상상아트홀 대표가 ‘품바’ 공연을 계속 이끌어 지금까지 5천회 넘게 무대에 올랐다. 이번 30돌 공연에서는 박씨가 각색도 맡아 1인극이 아닌 5인극으로 현대적 변신을 한다. 16일부터 기한 없이 서울 동숭동 상상블루 소극장에서 볼 수 있다.

추리씨는 초등학교 2학년이던 1999년 연강홀 공연에서 아역 보조연기자로 깜짝 출연하기도 했다. “원래 낯가림이 심했는데 그때 연강홀에 선 이후 꿈이 생겼어요.”


그는 아버지가 ‘품바’에서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한마디로 평등”이라고 짚었다. “날 때부터 부자 없고 날 때부터 거지 없다는…. 제 또래 관객들은 잘 모를 수도 있지만 분명 재밌게 볼 수 있을 거예요.” (02)747-7491.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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