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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판화가 이철수(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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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화가 이철수 데뷔30돌 개인전
‘동학 연작’ 등 민중판화·자기성찰적 선화 모아
“내 방식대로 시대를 같이 책임지려고 했다”
충북 제천 천등산 자락에 칩거하던 목판화가 이철수(57·사진)씨가 모처럼 서울 나들이를 했다. 지난 30년의 화업을 정리하는 전시회를 준비하기 위해서다. 올해는 그가 1981년 서울 관훈갤러리에서 첫 개인전 ‘이철수 판화전’을 열어 대중 앞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지 만 30년째다. 그는 암울했던 1980년대에 고 오윤과 더불어 선 굵은 민중판화가로 민중미술운동을 펼쳤고, 1990년대 이후에는 자기 성찰과 생명의 본질을 선화(禪畵)의 기법으로 담아내 판화의 영역을 넓혀왔다. 특히 지난 20여년 동안 자신의 생활 주변과 세상의 변화를 꼼꼼히 읽으며 쏟아낸 그의 판화 작업은 출판과 달력, 엽서, 아트상품으로 대중과 폭넓게 소통하고 있다.
그는 오는 22일부터 7월22일까지 30년 전 전시했던 그 자리인 관훈갤러리에서 기획 초대전 ‘새는 온몸으로 난다’를 연다. 2005년 초대전 ‘작은 것들’ 이후 6년 만에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는 그를 15일 만났다.
“주위의 성화에 못 이겨 전시회를 하게 되었지만 우리 아이 세대들에게도 우리가 살아온 과거를 옛날이야기처럼이라도 보여줄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이 먹어가면서 젊은 세대들과 소통의 문이 닫히는 것은 기본적으로 받아들여야 할 일이라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세대의 책임도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젊은 세대에게 우리 세대의 작업을 보여주는 것도 한번 해볼 만한 일이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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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수씨의 화단 데뷔 30돌 전시회에 출품된 판화, 창공을 힘차게 나는 독수리를 그린 표제작 <새는 온몸으로 난다>(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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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를 지으며 판화 작업을 하는 자신의 일상을 담은 근작 <하늘 이고 저물도록>(2011). 작가의 지문을 확대해 밭고랑의 이미지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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