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11.06.22 20:59 수정 : 2011.06.22 20:59

‘오카케오마레’의 공주 투란도트(박소연 분)

대구뮤지컬페스티벌 개막작
푸치니 원작 오페라 배경 바꿔
중국에 라이선스 수출 계약도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가 물속으로 들어간다면?

올해 5회째인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7월11일까지)에서 지난 20일 개막작으로 선보인 창작뮤지컬 <투란도트>는 원작의 시공간과 전혀 다른 물속 나라 ‘오카케오마레’의 이야기로 재탄생했다. 초현실적인 수중 세계에서 펼쳐지는 투란도트 공주와 칼라프 왕자의 사랑. 원작 이야기를 단순화한 대신, 형형색색 의상을 입은 출연자들의 화려한 군무와 빠른 음악이 축제 같은 분위기를 살렸다.

‘오카케오마레’의 공주 투란도트(박소연 분·사진)는 구애하러 오는 남자들에게 세개의 수수께끼를 내고 맞히지 못하면 목숨을 뺏는다. 결국 1000번째 도전자인 칼라프 왕자가 세개를 모두 맞히고 공주의 사랑을 얻게 된다. 중심이 되는 이야기와 인물들의 이름만 유지한 채, 완전히 새로운 뮤지컬로 변신한 셈이다.

“이 세상 어느 곳에도 없는 것 같지만, 물속 어디에는 있을 수도 있는 신비의 공간을 만들어 보려 했어요.” 작품을 만든 유희성 연출가(전 서울시뮤지컬단장)는 수중 왕국 ‘오카케오마레’란 설정에 대해 설명하면서 “처음엔 중국 장이머우 감독의 <인상유삼저>처럼 수중 무대에서 공연하는 뮤지컬을 구상했지만,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대신 “단순하면서도 기능적인 세트에 영상과 조명을 이용해 물속의 신비한 느낌을 살렸다”고 했다.

원작에서 공주의 신하인 ‘핑’, ‘팡’, ‘퐁’과 뮤지컬에서 추가된 새 인물 ‘팽’은 익살스런 궁중광대를 연기한다. 네명의 궁중광대를 포함한 20여명의 배우들이 빨강, 노랑, 초록, 보라 등 갖은 색깔의 화려한 의상을 입고 추는 군무와 합창은 장소영 음악감독의 의도대로 뮤지컬 분위기를 한껏 살려주었다.

박소연, 이건명 등 주연배우들의 노래 실력과 연기력도 탄탄하다. 원작 이야기를 잘 모를 경우 이해가 어려울 수도 있고, 2막으로 이뤄진 115분 공연 동안 1막 중반과 2막 초반에 이야기 전개가 다소 느려지는 틈이 보인다는 게 아쉬운 대목이다.

뮤지컬 <투란도트>는 최근 중국 엔터테인먼트 회사 동방송레이그룹과 라이선스 수출 계약을 맺었다. 올해 11월 베이징에 문을 열 예정인 뮤지컬전용극장에서 내년부터 5년 동안 공연하고, 수익의 12%를 받기로 했다. 올 10월에는 중국 둥관시 뮤지컬페스티벌에서 폐막작으로도 공연할 예정이다.

모두 18편이 공연되는 올해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은 거리축제 딤프린지 등 각종 딸림행사가 축소되는 등 예년보다 규모가 줄었다. 유희성 연출가는 “지난해 정부가 지역 축제를 정리하면서 전회까지 지원됐던 정부 예산 11억원이 사라졌다”며 “중국, 일본, 대만 등 주변 국가에서도 관심을 보이는 국제뮤지컬행사에 대한 지원 정책이 일관성을 잃은 것 같다”고 우려했다. (053)622-1945. 대구/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사진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 사무국 제공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