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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특별전시관 벽에 설치된 ‘세상에서 가장 큰 나무’를 관람객들이 보고 있다. 나뭇가지에 발달장애 청소년들이 그린 그림들이 걸려 있다.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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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고교생들 미술전
작가 안윤모씨 도움 받아작품 100여점 부산서 전시
‘함께 만드는 세상’ 표현 자폐성 발달장애가 있는 계인호(17·경기 화성 예당고 2)군은 부모의 권유로 6년 전 초등학교 때부터 학교 수업이 끝나면 미술교사한테서 그림 그리기를 배웠다. 인호는 눈으로 스쳐 지나는 장면을 세밀하게 다양한 색깔로 표현했다. 집안에만 있던 인호의 그림이 첫 나들이를 했다. 지난 15일부터 다음달 5일까지 부산 해운대 부산시청자미디어센터 안 1층 특별전시관에 걸리게 된 것이다. 이번 전시회는 우연한 만남에서 시작됐다. 인호가 자신처럼 발달장애가 있는 친구 5명과 함께 지난해 연말 설치미술 중견작가인 안윤모씨의 전시회를 둘러본 뒤 친구들과 함께 만든 엽서와 달력을 보내자 이를 눈여겨본 안씨가 전시회를 제안했다. 안씨는 “발달장애 청소년들이 그렸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구성 능력이 좋고 색채를 아주 화려하게 잘 사용하는 등 그림 자체에 반했다”며 “한 번 전시로 그치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전국 전시를 계획했다”고 말했다. 첫 전시회 장소는 부산으로 잡았다. 부산시교육청이 장애인 인식 개선사업의 하나로 전시회를 준비하던 안씨한테 직접 주최할 뜻을 밝혀 온 때문이다. 시교육청 교수학습기획과 손상희 장학사는 “발달장애 청소년들이 그린 그림을 비장애인들이 직접 보면서 느끼는 감동을 통해 보이지 않는 편견의 벽을 낮출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시회 이름은 ‘세상에서 가장 큰 나무’다. 고교 1~2학년인 6명의 발달장애 청소년들이 직접 그린 그림 100여점과 안씨의 작품 200여점 등 300여점이 전시되고 있다. 특히 작품 ‘세상에서 가장 큰 나무’는 안씨의 작품에 학생들의 그림들이 나뭇가지에 달린 이파리처럼 주렁주렁 달려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만들어 나가는 세상이라는 뜻이다. 전시회장에서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바꾸기 위한 20분 분량의 애니메이션 작품도 볼 수 있다. 최신형 스마트폰과 태블릿피시로 수화, 점자, 음성인식을 체험할 수 있다. 장애·비장애 학생이 함께 친환경 재료인 황토로 소형 화분을 만들어보는 ‘알매흙 화분 만들기’와 유아 및 장애 학생들의 인지능력 향상을 돕는 스탬프 찍기, 나만의 달력 그리기는 덤으로 즐길 수 있다. 이번 전시회는 무료이며, 일요일에는 체험행사는 하지 않고 일반 관람만 가능하다. (051)749-9500.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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