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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자 바렌보임이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의 연주가 끝난 뒤 두 팔을 벌리며 관객에게 답례하고 있다. 파주/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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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연합악단’ 임진각 공연
분단현장서 화합 메시지 전해
광복절의 밤, 남북 분단과 대립의 상징인 임진각에 평화를 염원하는 <합창> 교향곡의 선율이 낭랑하게 울려퍼졌다. 세계적인 클래식 지휘자·피아니스트인 다니엘 바렌보임(69)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연합악단인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WEDO)를 이끌고 15일 저녁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평화콘서트’를 펼쳤다.
이날 콘서트는 관객 1만여명이 특설무대의 객석을 가득 메운 가운데 예정시간(저녁 7시)보다 25분 늦게 시작됐다. 다소 흐린 날씨 속에 무대에 오른 바렌보임과 100여명의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 단원은 숙연한 몸짓으로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을 연주했다. <합창>은 베토벤이 청력을 잃은 뒤 생애 마지막으로 작곡한 교향곡으로, 인류 화합의 메시지를 담은 역작. 첨예한 분단의 상징인 임진각에서 <합창> 교향곡이 연주된다는 사실 자체가 관객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연주자들은 2악장까지는 야외 환경에 충분히 적응하지 못한 듯 경직된 모습이었으나 3악장부터는 여유롭게 선율을 풀어나갔다. 바렌보임은 전반적으로 선이 굵고 명쾌한 지휘 스타일을 보여줬다. 특히 ‘환희의 송가’가 등장하는 피날레 4악장에서는 오케스트라 단원 100여명과 합창단원 120여명의 하모니를 하나로 응집해 절정으로 몰아가는 에너지가 느껴졌다. 관객들은 연주가 끝난 뒤 환성 속에 대여섯번의 커튼콜로 화답하며 지친 모습으로 지휘대에서 내려온 바렌보임에게 갈채를 보냈다. 이날 연주에는 소프라노 조수미와 메조소프라노 이아경, 테너 박지민, 베이스 함석헌 등 국내 대표적인 솔리스트들을 비롯해 국립합창단, 고양시립합창단, 서울모테트합창단의 연합합창단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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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렌보임의 평화콘서트 광복절인 15일 저녁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 평화누리에서 세계적 지휘자인 다니엘 바렌보임의 평화콘서트가 펼쳐졌다. 바렌보임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연합악단인 웨스트이스턴 디반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베토벤의 <교향곡 9번 ‘합창’>을 열연하고 있다. 이날 공연에는 소프라노 조수미(가운데 붉은 드레스 입은 이) 등 국내 대표적인 성악가들도 참가했다. 파주/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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