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1.08.18 20:19
수정 : 2011.08.18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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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이천의 샘표식품 간장 공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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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그룹 ‘동방의 요괴들’
‘…앨리스’ ‘십장생도’ 그려
거대한 간장 공장이 예술작품으로 탈바꿈했다. 회색빛 콘크리트 건물이 노란색, 파란색으로 밝게 단장했다. 벽에는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주인공들과 전통 민화 ‘십장생도’의 학과 사슴이 뛰놀고 있다.
올해 창립 65돌을 맞는 샘표식품은 최근 경기도 이천 간장 공장(사진)을 대형 예술작품으로 변신시키는 샘표 아트 프로젝트를 벌이고 있다. 회색의 공장을 작가의 캔버스 삼아 작품화하는 대형 공공미술 프로젝트다.
지난해 8월부터 신진 미술그룹 ‘동방의 요괴들’ 멤버인 그리마, 나광호, 이우리, 정지윤, 정영구, 김태윤 작가가 프로젝트에 매달렸다. ‘동방의 요괴들’은 미술월간지 <아트 인 컬처>가 신인 작가를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해 꾸렸으며, 현재 약 780명의 신예 작가들이 활동하고 있다.
작가 6명은 그림과 사진, 영상 등으로 자신들의 꿈을 샘표 이천 공장에 투영했다. 그리마 작가는 곡물보관실 건물과 곳곳의 문, 저장탱크에 다양한 표정의 아이콘을 붙여놓았다. 이우리 작가는 생산동과 연구소에 어른들의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캐릭터와 행운의 열쇠, 네잎클로버 등을 그려 넣었다. 나광호 작가는 동력동에 낙서, 어린아이의 스케치 등을 소재로 한 작품을 표현했다. 포장동에서 작업한 정지윤 작가는 민화 십장생도 속에 나오는, 산·물·돌·소나무·학·사슴 등 영원히 죽지 않거나 오래 사는 영물들의 이미지를 옮겨넣었다. 정영구 작가는 공장의 다양한 사진 작품을, 김태윤 작가는 공장의 변화되는 모습을 영상 작품으로 반영했다.
공장 실무자인 이태희 생산본부 설비팀 부장은 “처음엔 직원들이 낯설어하다가 작품의 내용을 알고 난 뒤 재미있어하더라”며 “평소 문화와 접할 기회가 거의 없는 공장 직원이나 마을 주민들에게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천/정상영 기자, 사진 샘표식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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